서울경제신문과 서울경제TV 가족 여러분!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뒤돌아보면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 파란만장(波瀾萬丈)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탄핵안 가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AI(인공지능) 대중화 등 역사에 기록될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한해를 마감할 즈음엔 항공기 참사로 가슴아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서울경제는 구성원 한 분 한 분이 맡은 바 역할을 다 하고, 합심해 2024년을 의미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습니다. 양극화한 정치가 우리 경제를 압도하는 과잉의 시대입니다. 지혜와 통찰을 상징하는 ‘푸른 뱀’(靑蛇)의 해를 맞아 서울경제가 돌파구를 제시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떠안아야할 이유입니다.
지금 서울경제는 신문과 TV 모두 ‘콘텐츠 무한경쟁’에 직면해있습니다. 뉴스 소비자는 이미 오래전에 종이신문, 케이블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갔습니다. 미디어들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AI 활용 콘텐츠 생산과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에 집중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65년 동안 만들어온 신문, 17년 동안 운영해온 방송은 이제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더 새로워져야합니다. 서울경제는 우리만의 ‘킬러 기술’, ‘킬러 콘텐츠’를 찾기 위한 새로운 여정에 나서겠습니다.
서경 가족 여러분!
올해 ‘AI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조직 개편’이라는 초석 위에 ‘AI기술이 통합된 차세대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라는 기둥을 세우겠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라는 지붕을 올려 독자들이 믿고 찾는 서울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은 서울경제신문과 서울경제TV, 미주한국일보, 디센터 등이 함께 사용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기획했습니다.
우선 편집국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조직으로 서서히 전환해 나갑니다. 편집국은 ‘차세대 CMS’ 활용과 ‘콘텐츠’ 생산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조만간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겠습니다. 편집국 구성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면서 협업 중심의 팀 구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솔루션은 없고 단 한 번에 모든 것을 끝낼 수도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토론하면서 최선의 접점을 찾겠습니다.
지난해 시작한 ‘차세대 CMS’ 구축 작업은 속도가 붙었습니다. 2026년 초 오픈합니다. 범용 웹 기반 CMS가 아닌, 서울경제만의 특화된 통합 CMS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지면 디자인 등 신문 제작 시스템은 물론 독자들이 보는 웹, 모바일 서비스까지 전부 바뀝니다. AI 기능 등을 접목해 콘텐츠 생산 효율성을 제고합니다.
미디어 이론의 선구자 매클루언(Herbert 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는 메시지”(The Medium is the Message”)라고 얘기했습니다. ‘정보전달 수단이 내용만큼 중요하다’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탈 포털시대의 CMS는 단순히 콘텐츠를 관리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과 배포 방식을 혁신합니다. 차세대 CMS는 개인화된 맞춤형 뉴스 제공, 실시간 트랜드 반영, 데이터 기반 기사 추천, 그 외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접목하는 토대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콘텐츠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겁니다. 업그레이드하는 신문제작시스템(CTS)도 서울경제신문 지면의 서체 및 디자인 전반, 그리고 제작관행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 것입니다. 편집국 구성원 여러분들의 치열한 고민과 토론, 다양한 의견을 부탁합니다. ‘차세대 CMS’가 여러분의 손과 발이 되어줄 겁니다.
콘텐츠 생산의 범위를 확대하는 도전과 실험은 올해도 계속됩니다. 독자, 시청자와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지난해 4월 지면 기사를 다양한 숏폼으로 만드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맞춤형 뉴스서비스 ‘AI PRISM’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섭니다. 지난해 11월 ‘일큐육공’ 채널을 ‘헬로홈즈’로 개편했고, 마켓시그널 채널에 ‘모빌리티 클럽’을 추가했습니다. 서울경제TV도 보도본부와 제작본부가 변화를 주도하고있습니다. 제작본부장이 매일 ‘주식 랩소디’ 유튜브 생방송에 직접 출연하며 변화를 주도한데 이어 올해는 아나운서, PD, 기자 등 구성원들이 동참해 변화의 바람을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경 가족 여러분!
‘디지털 전환, AI 르네상스’가 아무리 중요해도 ‘전통적 저널리즘의 가치’를 넘어서지는 못합니다. ‘정정당당(正正堂堂), 불편부당(不偏不黨), 춘추필법(春秋筆法)의 정신’은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찾고,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균형을 잡고, 시대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보는 것은 서울경제의 변함없는 사명이자,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불확실성이 압도하는 시대, 모두가 신뢰할만한 뉴스를 찾으면서 서울경제가 지닌 가치는 더욱 빛날 것입니다.
미디어가 외형성장을 이루기 참 어려운 환경입니다. 대부분 신문이나 방송은 오랜 기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경제는 지난 십여 년간 내실있는 성장을 지속해왔고, 성장의 과실을 구성원들이 나누는 경험도 쌓아왔습니다. 1%대 GDP 성장률을 예상하는 2025년, 서울경제는 신문과 TV 모두에서 내실을 유지하는 가운데 한단계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자합니다. 서울경제는 그럴 자격이 있고, 체력도 비축해뒀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좀 더 가다듬고, 조용히 실천에 나서겠습니다.
우리에겐 65년간 쌓아온 저력이 있고, 서로에 대한 믿음, '100년 서경'을 향한 분명한 비전이 있습니다. 서울경제는 디지털 시대에 단순한 뉴스 제공자가 아닌, 경제흐름을 읽고, 시대변화를 해석하며, 미래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돼야 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5년 1월
손동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