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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노사 팽팽한 평행선

조 회장 '분사 등 구조조정 해야 자립 실현', 노조 '경영자료 공개않고 무조건 강요 곤란'

김상철  2000.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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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안 파문 이후 국민일보 사태가 타협점 없는 평행선을 긋고 있다. '국민일보 살리기', '국민일보 해체 기도'로 정리되는 회사와 사원들의 괴리는 좁혀질 여지가 없어 보인다.



먼저 회사는 대대적인 분사와 조직 축소, 업무 효율성 강화 등을 통해서만이 자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스포츠투데이 성공을 자평하는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연봉계약제와 부서별 아웃소싱 체제로 출범한 스포츠투데이는 창간 6개월 만인 8월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조희준 회장의 구상이 성공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국민일보 '자립안'은 결과적으로 국민일보 '자립'과는 별개로 조 회장의 이같은 방침과 잇닿아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이와 관련 "지금으로선 더이상 협상이 될 것 같지 않다. 국민일보 발행인 회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 "자립안이 수용되더라도 국민일보는 별도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위원장 김용백)의 인식은 다르다. 임원진들이 평가하는 스포츠투데이의 성공은 제작 판매 등을 전적으로 국민일보에 의존한 만큼 결국 국민일보를 밑거름 삼은 결과라고 판단한다. 노조는 자립안과 관련 "회사는 기본적인 사실확인을 위한 경영자료 제출마저 꺼리면서 무조건 믿으라고만 강요하고 있다"며 "스포츠투데이 운영처럼 국민일보를 발판으로 한 분사 경영은 필연적으로 자금 누수와 부실 경영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13일 96%의 찬성률을 보인 박정삼 편집국장 퇴진 결의를 재차 확인하며 퇴진을 공식 요구하는 한편 12일 간부들의 제지로 무산된 조 회장 조기 퇴진 요구 집회를 15일 재개했다. '국민일보 해체기도 분쇄 및 조 회장 조기퇴진을 위한 결의대회'는 앞으로 주 2회 수·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열린다.



노조는 16일 "현 대치상황은 사측이 일방적이고 터무니 없는 구조조정 방안을 강행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규정하며 "자립안 철회 없이는 어떠한 협상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못박았다.



조 회장 퇴진 요구 집회는 이미 다음달까지 집회신고가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