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MBC 보도국 간부들은 지난 3월부터 일선 기자들과 같이 숙직에 참여하고 있다. 간부들은 “당연히 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마산MBC 보도국에는 작은 경사가 있었다. 보도제작부에서 근무하던 이재달 차장이 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연변과학기술대 연수자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 선배들이 기억을 헤아려 보니 15년 전쯤, 언론재단을 통해 한 기자가 6개월 연수를 다녀온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동료들의 축하 속에 이 차장은 지난 2월 연변과기대로 떠났지만 적지 않은 인력에서 또다시 결원을 메우는 일이 ‘현실적인 과제’로 남았다.
이때부터 보도국장과 부장 등 간부 4명의 숙직이 시작됐다. 연수 간 이 차장을 제외한 보도부 보도제작부 등 기존의 숙직근무 대상자들은 12명. 간부들이 매주 토요일 숙직과 일요일 당직을 서면서 일선기자들의 숙직근무 일정표에는 토요일이 빠지게 됐다.
주임환 보도국장은 “지방방송사들의 경우 간부들도 대부분 다 숙직근무를 한다”며 “일손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참들이 참여해서 후배들의 부담을 좀 덜어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마산MBC의 이 같은 ‘숙직 품앗이’ 사례는 지방언론사 전반의 인력난과 함께 별다른 재교육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원용관 지회장(보도부 부장대우)은 “연수의 경우 서울지역 기자들에 비하면 지방에서는 참여하고 싶어도 별다른 기회조차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업무량이 다소 많아지더라도 기자들에게 연수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보내자는 게 보도국 전체의 공감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