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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방송위 출범부터 파행

서정은 기자  2003.05.14 11: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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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휘부·박준영 위원 자격 시비 확산





정치권의 자리 배분 다툼으로 진통을 거듭하다 석달만에 구성된 2기 방송위원회가 출범부터 파행 사태를 빚고 있다. 방송위원들간 호선으로 이뤄지는 부위원장 선임 결과를 놓고 야당 추천 위원들이 반발하면서 국회를 축소한 듯한 싸움판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노조 등은 일부 방송위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을 문제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으며, 방송위 노조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출근저지 투쟁까지 벌이고 있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지난 10일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 9명의 방송위원들은 방송법에 따라 내부 호선으로 노성대 방송위원장과 이효성 부위원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추천 위원들은 “부위원장은 한나라당 몫”이라며 반발, 여야 자리나눠먹기 싸움이 재연되고 있다. 양휘부·박준영·윤종보 위원 등 한나라당 추천 3명은 “부위원장 선출을 놓고 이견이 있는데 한나라당 추천 위원들이 빠진 상태에서 부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날치기”라며 원인 무효와 노성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추천 3명을 제외한 6명이 표결에 참가해 정족수를 채웠고, 5명이 이효성 위원에게 찬성표를 던져 절차상 문제는 없기 때문에 논란이 어디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추천위원 3명은 지난 13일 방송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 상임위원 선출 안건이 처리되지 못했다.

일부 방송위원의 적격 논란도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양휘부 위원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언론특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제로 양 위원은 부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어 이같은 비난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박준영 위원도 대구방송 사장 재직 시절, 당시 대주주였던 청구에 이사회 의결없이 60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전력이 공개돼 도덕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방송위원회가 정치적 난장판이 되고 있다. 정·부위원장을 나눠갖는다는 것은 정치적 야합에 다름 아니다”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위원회를 과거 권위주의 시절처럼 정치권 정쟁의 장으로 이용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