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한국문화진흥이 공동으로 합작인쇄법인을 구성, 신문공동배달제에 이은 ‘공동인쇄법인’ 출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상품권 발행사업자로 알려져 있는 문화진흥은 최근 매물로 나와있던 구로동의 경향 윤전기 3세트를 매입하고 본격적인 인쇄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윤전기 리스료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겨레와 합작법인을 구성했다. 새 인쇄법인의 지분은 1대 주주인 문화진흥과 2대 한겨레 외에도 경향, 전자, 내일신문 등이 출자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문화진흥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인 홍석규씨가 회장으로 있는 ㈜보광의 자회사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보광은 지난 99년 탈세혐의를 받아 결국 홍석현 당시 중앙 사장이 구속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예정대로 공동인쇄법인이 출범할 경우 컬러인쇄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인쇄기 개조작업을 거친 후 본격 가동하게 되며 한겨레 윤전부문은 법인으로 통합될 예정이어서 윤전·발송부 조합원들의 작업장 및 신분 변화 등도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겨레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일 저녁 합작인쇄법인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새 인쇄법인이 구조적으로 보광이나 중앙일보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전면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박상진 위원장은 “윤전부문 확충은 한겨레의 현안이며 노조도 총론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탈세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보광과의 성급한 합작은 문제가 있으며 사내합의에 따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영기획실 윤석인 실장은 “합작차원에서 문화진흥과 한겨레는 동등한 자격으로 보면 된다”면서 “현재 지속적으로 노사 협의테이블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업을 진행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