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된 임원 및 실·국장 인사에 대해 인적쇄신 조치가 미흡하다는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 정 사장이 인사 원칙으로 밝혔던 연공서열 파괴, 능력위주의 과감한 발탁, 민주적 리더십, 도덕성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이뤄진 임원급 인사에 대해서는 일단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전직 노조위원장 출신인 안동수 부사장의 전격 발탁과 본부장 5명의 전원 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으나 편성·제작·기술 등 일부 본부장 인사에 대해서는 “과거청산과 세대교체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지난 9일 단행된 후속 실·국장 인사에 대해서도 인적쇄신과 개혁의지가 실종됐다는 비판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문제 간부들이 주요 보직을 맡았고, 기존 간부들의 수평이동으로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평균연령도 1∼3년 밖에 낮춰지지 않아 과감한 세대교체에 부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본부의 경우 기존 공채 1, 2기가 다시 주요 보직을 차지해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연예계 PR비 사건으로 예능국장에서 물러났던 간부가 다시 외주제작국장으로 임명되고, 기획제작국장 시절 KBS 시사프로그램의 연성화로 비판을 샀던 간부가 심의평가실장으로 임명되는 등 내부에서 교체대상으로 지목됐던 간부들이 다시 요직에 등용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김영삼)는 “실국장 인사에서 노조가 요구했던 과감한 인적쇄신은 이뤄지지 않았고 보도·제작부서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있을 부장급 인사에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능력위주의 발탁인사, 개혁의지와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 기용, 문제 인물 배제 등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