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관부 소속 배상열 씨에게 지난 14일은 평생 기억에 남을 날이었다. 지난 3년간 공을 들여 완성한 A4 1400매 분량의 대하소설을 출간하기로 출판사와 정식 계약했다. 임진왜란 전 30년간을 배경으로 한 <풍운>은 내달 20일경 6권으로 축약돼 발간될 예정이다.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하루하루 반복되는 생활에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나 할 수 없는 나만의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죠.”
어렵고 힘들던 그 때 이순신 장군을 떠올렸고 시대 배경은 자연히 임진왜란 전후가 됐다. 99년 작업에 착수해 1년간 자료를 모으고, 지난해 11월 1부 글쓰기를 마쳤다. 무엇보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 자료 수집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한다.
“문학이나 사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어서 밑바닥부터 하나씩 시작했어요. 특히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사회의 편견이었어요. 사학과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려고 하면 고졸이라는 제 학력을 듣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죠. 반면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자 관련 자료를 보내주는 사람도 있었어요. 소설을 쓰면서 생긴 부산물치고는 너무 큰 수확이었죠.”
“검증 없는 창작은 자기만족에 불과해 출판을 결심했다”는 그는 “나중에 아이들에게 물려줄 무언가가 생겼다는 게 좋다”고 한다. 곧이어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다룬 2부, 3부도 펴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