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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신문, 중앙지 차별화 나섰다

취재팀  2003.05.21 14: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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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 취재본부 설치…시·군 단위 뉴스 강화

이동편집국 운영·지역면 별도 제작





중앙지와의 차별화를 위한 지방신문의 ‘특화’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1면을 순수 지역뉴스로 구성하고, 연합뉴스의 비중을 줄이는 한편 시군 단위 지역뉴스 강화도 한 방편으로 자리잡고 있다.

광주매일은 올 1월부터 ‘이동편집국’을 운영하고 있다. 부서 구분 없이 5∼6명으로 팀을 꾸려 2주일에 한번씩 전라남도를 순회하면서 지역 현안을 취재하고 있다. 기존 주재기자제를 보완해 지역뉴스를 강화하겠다는 게 취지다.

이춘성 광주매일 사회부장은 “본사가 광주에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전라남도에 소홀했고, 전남의 현안도 광주 중심으로 파악했던 측면이 있다”며 “보도자료에 의존해왔던 지역뉴스를 탈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광주타임스는 지난해 서부취재본부를 꾸렸다. 본사 편집국 기자를 본부장으로 파견해 인접지역 주재기자들과 매주 두 차례 기획 회의를 하고 본부장이 데스크 작업을 한다.

전남일보는 지난 4월 동부, 서부, 중부 등 3곳에 취재본부를 구성하고, 지역면을 주당 4개면 늘렸다. 전남일보 사회부 한 기자는 “여건상 편집국 기자가 지역취재본부에 내려가지 못해 직급이 높은 주재기자가 본부장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매일은 지난해 5월 지역을 북부, 서부, 남부 3개로 나눠 본부를 설치했다. 주재기자들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지역에서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 본부장이 현장에서 지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제주일보와 한라일보는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등 지역을 3개로 나눠 매일 3개 지역면을 제작하고 있다. 제주일보 한 차장은 “중앙지와의 차별화 일환으로 지역면을 별도 제작하기 시작했다”며 “독자 입장에선 ‘우리 동네’ 소식을 접할 수 있어 열독률이 높다”고 말했다.

강원일보는 올해 ‘지방게시판’을 신설해 동네 마을잔치나 이장, 반장들의 동정까지 소개한다. ‘주변 뉴스’를 보고 싶어하는 지역민들의 욕구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기존대로 지역면은 춘천권 원주권 강릉권 속초권 등 4개면으로 제작한다. 최병수 강원일보 제2사회부장은 “독자들은 지역소식, 주변 이웃 이야기가 실리기를 원하지만 신문사 입장에선 너무 소소한 주변 이야기를 다루기가 고민스럽다”며 “경계선을 어디에 둘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광주일보는 지역면 ‘확대’보다는‘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편집국 한 부장은 “과거엔 지방지가 주독지 역할을 했지만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병독지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지난해 구성한 지면개선위원회는 ‘지역뉴스 강화’를 모토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인일보도 지역면 강화를 골자로 한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지역뉴스를 강화하기 위해선 주재기자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광주 지역 한 일간지 기자는 “지금처럼 주재기자가 취재, 경영을 동시에 맡는 상황에서 지역면을 늘리더라도 질높은 기사가 나오기 힘들다”며 “본사에서 기자를 파견하는 것이 보완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신문사의 ‘인력난’으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제기된다. 광주타임스의 경우 최근 몇몇 기자들이 타사로 옮기면서 서부취재본부에 파견했던 기자 두 명 중 한 명을 다시 본사로 발령냈다.

이성렬 대전매일 편집부국장은 “지역 소식을 다루려면 시군 단위 뉴스까지 커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방지의 취재기자는 30∼60명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독자들의 제보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