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흔들리는 공직사회' 기자칼럼 발단 충청일보-청원군 갈등 심화

전관석 기자  2003.06.04 14:11:11

기사프린트

충청일보와 청원군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말 충청일보가 게재한 기자칼럼에 대해 청원군청 공무원들이 반발하면서 빚어졌다. 당시 충청일보 백운학 기자는 ‘흔들리는 공직사회’라는 제목의 기자칼럼을 통해 “청원군 직원들의 표정이 활기가 없어 보이고 본인업무조차 무관심하다”면서 “간부 공무원들은 그저 위아래 눈치만 살피고 있고 하위직 공무원들은 상급자들이 무능하다며 못마땅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가 나가자 오효진 군수는 5000만원의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을 제기했으며 공무원노조 청원군지부도 충청일보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다 지난 2일 공무원노조 청원군지부가 청사 내에서 충청일보가 발행한 신문과 간행물들에 대한 화형식을 갖고 청원군에 충청일보 구독중지와 광고 홍보 전면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태가 더욱 커졌다. 청원군지부는 이날 성명서에서 “충청일보는 기사를 통해 청원군 공무원들을 극히 나태하고 무책임한 것처럼 매도해 심한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면서 “보도 이후 청원군과 마찰을 빚자 청원군 공무원과 청원군을 표적으로 시리즈 기사화하는 치졸한 방법을 동원해 청원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때 충청일보와 청원군의 관계회복을 위해 진행됐던 중재와 대화도 현재는 모두 단절된 상태. 충북기자협회는 화형식이 끝난 직후 성명을 내 “오 군수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는 언론중재위 등의 구제절차를 무시하고 비판기사를 쓴 기자와 언론사를 소송으로 내몬 것과 이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공무원노조의 행위는 건전한 언론문화와 비판을 사라지게 하는 위험한 행태로 여긴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청일보 남경훈 기자는 “기자칼럼 내용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도 아닌데 청원군 측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일보와 청원군 측의 감정대립이 악화되자 청원군청 인터넷상에서는 “충청일보와 청원군은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으로의 자세를 이탈하지말고 본분에 충실하라”, “충청일보는 사과문을 내고 청원군은 소송을 취하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시민들의 충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