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DTV 전송방식 변경을 요구해온 MBC에 이어 최근 KBS가 재검토 입장을 밝힘에 따라 방식 변경 투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3년째 방식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KBS의 입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막바지 총력전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KBS 정연주 사장은 지난달 16일 KBS기술인협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유럽방식이든 미국방식이든 DTV 전송방식 문제를 총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사내에 ‘DTV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위에서 결정된 사항은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DTV 방식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 셈이다.
그동안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영방송인 KBS가 소비자권익과 시청자권리 확보 차원에서 DTV 전송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미국방식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청료로 운영되는 KBS가 이를 적극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MBC 이긍희 사장도 기존의 방식변경 입장을 고수, 방송협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방송사업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향후 방송사들의 입장 변화와 연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송계 전체의 의견개진으로 방식 변경을 이뤄낸 대만의 예를 볼 때 최근 방송계 전반의 연대 움직임은 방식변경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들도 DTV 방송방식 변경을 위한 총력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DTV 특별기획팀’을 구성한 전국언론노조와 KBS MBC SBS EBS 등 방송 4사 노조는 오는 5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송방식 문제를 다시 한번 사회적으로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1일에도 집회를 갖고 청와대 방송위원회 정통부 등을 상대로 DTV 방식 변경을 강력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