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직원출신 방송전문가 사장…CBS 발전 밑거름 되려나

'CBS 신임사장 선출' 해설

서정은 기자  2003.06.11 00:00:00

기사프린트

오랜 노사 갈등을 빚어온 CBS가 직원대표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50년만에 처음으로 직원 출신 사장을 선출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대부분 목사들만 사장으로 선출되면서 교단간 나눠먹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CBS가 공개모집 및 사장추천위를 통해 직원 출신의 방송전문가를 사장으로 맞이한 것. 그동안 사장 선출 관행의 개선과 전문 이사제도 도입, 권호경 전 사장 퇴진 및 3연임 저지 투쟁 등으로 진통을 겪어왔던 CBS가 지난 5년여간의 갈등과 투쟁을 일단락짓고 CBS 정체성 확립과 발전에 역량을 모아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내부적으로는 골이 깊어진 갈등을 치유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인사제도 개선 등 불합리한 제도를 정비하고 해지상태인 단체협약도 하루빨리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IMF 이후 사실상 방치돼 있는 지역국 문제도 정상화의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이정식 신임 사장은 “노사화합과 합리적 인사로 사내 분위기를 일신하고 내실 경영과 수입극대화를 통해 CBS가 안고 있는 부채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CBS의 정체성과 위상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내년이면 창사 50주년을 맞은 CBS가 직원 출신 사장을 맞이한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실질적인 개혁 조치로 ‘빛과 소금의 방송’으로서의 내실을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CBS 노조와 개혁적인 교계 인사들이 요구해왔듯이 모든 권한이 이사회에 집중돼 있는 비민주적인 구조를 본질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오랜 노사갈등 끝에 합의된 5명의 전문이사 제도 등을 제대로 가동해 이사회의 전문성을 담보하고 사장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는 표용은 이사의 퇴진 여부에 따라 이사회도 한차례 변화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0여년간 사실상 이사회를 주도해온 표 이사가 종신이사로 이사회에 남게될 경우 또다시 노조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에서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BS 보도국 한 기자는 “사장추천위를 통해 정치목사가 아닌 사원출신 사장이 선출되자 내부 구성원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제 오랜 분란을 매듭짓고 CBS의 새로운미래를 준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새 사장이 이사회의 과도한 간섭에 휘둘리지 말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소신껏 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