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지난 13일 8페이지의 별도 섹션으로 소위 ‘광고특집’으로 불리는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삼성그룹이 지난 5일 이건희 회장 주재로 신경영 10주년 기념 만찬 행사를 가진 것을 계기로 삼성의 신경영 10주년을 조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각 ‘삼성 또 변한다’와 ‘삼성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삼성 특집’은 10주년에 대한 진단보다는 ‘홍보일색’으로 가득 차 있다.
‘나라 위한 천재 키운다’, ‘연매출 141조원 수출은 312억불 더 이상 화려할 순 없다’, ‘인재경영 업그레이드 전세계서 천재 찾는다’, ‘삼성 천하 천재 리더십으로 일군다’(한국경제), ‘신경영 10년 성공…초일류·초국적 굼꾼다’, ‘CEO 7인 삼성호 진두지휘’, ‘부문별 세계1위 도약 외국기업 경계 1호’(매일경제) 등 모두 삼성의 경영실적과 인재육성 등 치적을 홍보하는 내용들이다.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또 삼성 특집 8페이지의 광고를 모두 삼성 계열사 광고로 채워 이번 특집 기사가 광고 수주와 무관하지 않음을 뒷받침했다. 광고의 내용도 매일경제가 삼성중공업 광고를 하나 더 실었을 뿐 삼성화재 제일모직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 하우젠 등 면 배치만 달리 똑같이 게재됐다.
이에 대해 한 중앙일간지 경제부 기자는 “보도가치보다는 영업차원에서 이뤄진 기획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을 출입하는 다른 기자도 “최고기업에 10년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만 쓰면 되지 시리즈와 특집을 반복해서 게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광고 수주를 위해 지면을 할애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경제 김정호 산업부장은 “삼성 10주년은 충분히 다룰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매경과는 우연히 같은 날짜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한명규 산업부장도 “삼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과 사전에 논의된 것도 아니고 편집국에서 기획하고 광고국에서 그에 따라 영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5월 중순부터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이 경쟁적으로 특집기사들을 내 보냈고, 헤럴드경제가 시리즈를 써왔다. 이번 특집 제작도 양 사의 경쟁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삼성에서 특별히기획하거나 홍보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