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고 올해 안으로 법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이에 대비한 실무검토나 내부 논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본보가 서울지역 10개 신문사와 통신사, 3개 방송사, 10개 지방신문 등 총 24개 언론사를 상대로 지난 7∼10일 실시한 설문에서 드러났다.
설문에 응답한 24개 언론사 가운데 19개 언론사가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무검토 등 내부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추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려면 인력충원과 임금 및 휴가 조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만만치 않고, 노사간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부분의 언론사가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자사 특성 및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시급한데도 아직까지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찬성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곳은 대한매일, KBS, SBS 등 5개사로 나타났다.
▲주 5일 근무제 도입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찬성하는 언론사는 대한매일 SBS 경인일보 등 3곳. 대한매일과 SBS는 찬성 이유로 “근로여건 향상 및 휴식을 통해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와 경남일보는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강원도민일보는 “중앙지와 지방지의 신문판매 및 광고격차가 커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인력충원이 힘든 지방사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나머지 19개 언론사들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KBS를 제외하고는 “주 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 어떠한 내부 논의도 없었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실시방법 및 시기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전제로 구체적인 방법과 대안을 묻는 질문에 경인일보 대전일보 대한매일 충청일보 KBS 등이 격주 휴무제 등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중앙일보와 SBS는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강원도민일보와 경남일보, 매일신문, 세계일보 등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대부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보고 있었다. 경인일보 대한매일 KB는 2002년 하반기, 중앙일보 충청일보 SBS는 2003년 상반기, 강원도민일보 경남일보는 2003년 하반기가 적당하다고 밝혔고 대전일보 매일신문 세계일보는 더 나중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신문 발행체제와 휴일판 성격
신문 발행회수에 대해 세계일보 중앙일보 충청일보 등 7개 언론사가 ‘현행대로 6일 발행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경남일보가 ‘주 5일 근무에 맞게 신문발행도 5회로 한다’는 의견을, 대한매일은 ‘5회 발행을 추진하되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근무형태에 대해서는 최소 인원만 일요일에 근무하고 이날 근무자는 주중 하루를 쉬게 하거나 월요판 제작팀을 별도로 두어야 한다는 언론사가 경인일보 대전일보 대한매일 등 5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남일보와 충청일보는 ‘토요일 휴무(휴일판 제작, 월요일판 휴간)’, 중앙일보는 ‘현행대로 하되 휴일 근무분에 대해 초과수당을 지급한다’고 답했다. 반면 세계일보는 “현행대로 하되 휴일근무에 대한 초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휴일판 지면성격에 대해서는 경남일보 경인일보 대한매일 세계일보 등이 종합판으로 하되 생활·문화·레저 정보를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대전일보 매일신문 충청일보는 생활·문화·레저 중심으로, 강원도민일보는 현재처럼 종합판으로 내야한다고 말했다.
KBS SBS 등 방송사들은 주말 뉴스시간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대한매일을 제외한 10개 언론사가 모두 월차휴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 장애요인·대안
주 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 장애요인을 묻는 주관식 항목에서 세계일보는 “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주 6일 신문발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는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신문이 이틀을 쉬면 광고 및 판매수입이 감소될 것”이라며 “인력을 증원해 업무를 분담시킬 수 있겠으나 지방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책이 강구되지 않고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안과 관련 대한매일은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연월차 수당 및 근무시 가산임금 등 비용문제와 인력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휴무를 굳이 주말에만 적용할 게 아니라 평일에 대체휴가를 실시하고, 아울러 신문제작과 연계한 적합한 휴가제 및 일수를 조정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