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 KBS와 MBC 기자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호소하며 기자 충원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KBS가 올해 안으로 지역국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어서 기자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재 KBS 지역국은 96년부터 8년째 신입 공채기자를 뽑지 않아 입사 8년차가 보도국 막내 역할을 하고 있는 열악한 상황이다. 따라서 “사기가 떨어진다” “비전이 없다” 등 불만과 우려가 높았던 게 사실. 그동안 기자들은 지역국 구조조정 문제를 이유로 인력 충원을 차일피일 미뤄온 사측의 태도를 지적하며 해마다 지역기자 공채를 요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KBS전국기자협회(회장 설경완 광주KBS 기자)는 지난달 31일 창립총회를 갖고 지역국의 정상적인 보도·제작 기능을 회복하려면 더이상 인력 충원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해 사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KBS 정연주 사장은 지난주 보도본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역 기자들의 의견을 수용, 기자·PD 등 제작인력부터 올해 안으로 충원할 것을 약속했고, 현재 인력관리실에서 세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앞서 언론노조 KBS 본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지난 8년 동안 지역 인력이 전혀 충원되지 않아 조직은 활력을 잃어 가고 뉴스와 프로그램의 생동감도 떨어지고 있다”며 지역 인력 충원을 요구한 바 있다.
설경완 KBS전국기자협회 회장은 “지방분권이라는 화두속에 KBS 지역국이 공영방송으로써 제 역할을 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현재의 인력, 장비, 시스템으로는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지역 여론을 선도하고 아젠더 셋팅 기능을 제대로 담당하려면 인력 충원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MBC 기자들도 기자 충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MBC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3년 이상 공채를 하지 않은 곳이 많고 노동강도 역시 심각하다는 것이다.
한 지역MBC 기자는 “주간특집과 연간특집에 기자를 한두명씩 배치하고 나면 4∼5명의 기자들이 지역 소식과 데일리 뉴스를 커버하느라 힘에 부친다”며 “상황이 더 열악한 곳은 아예 연간특집이나 주간제작물에는 손도 못대고, 숙직까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인력충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역MBC 기자도 “7∼8년차가 보도국 막내인 곳도 적지 않다”며 “매일매일 리포트 제작에 매달리다보면 탐사취재나 비리고발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고심층취재가 안되니 기사도 연성화 경향을 보이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