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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만 하면…

박미영 기자  2003.07.02 13: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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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괜히 했다 싶어” 유머성 발언 놓고

일부언론 ‘심경고백’‘돌출발언’ 정색보도





대통령 발언은 무조건 ‘기사’가 되나. 지난달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산업기술대를 방문, “대통령도 해보니까 괜히 했다 싶을 때가 있다”며 특유의 ‘유머’로 좌중을 웃겼으나 다음날 일부 언론은 이를 정색하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25일자에 “때론 대통령 괜히 했다 싶어”라는 제목으로 “북핵 문제와 연쇄파업 등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을 괜히 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며 “지난달 21일 ‘대통령을 못해 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이후 두 번째로 이같은 고뇌를 밝힌 셈”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대통령도 해보니까 괜히 했다 싶을 때 있다”/노대통령, 산업기술대서 이공계 권장 연설 중 밝혀’라는 제목을 달아 노 대통령의 이 발언 부분을 부각시켰다. 반면 ‘이공계 지원’이나 ‘산학연 협력 모델에 대한 관심’ 등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관련 소식을 전한 SBS는 “특유의 돌출성 발언도 이어졌다”며 노 대통령의 이날 연설 내용 중 이 발언 장면을 부각시켜 내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때로는 남의 밥의 콩이 굵어 보인다고 대통령도 해보니까 괜히 했다 싶을 때가 있다”며 ‘가벼운 농담’으로 한 것이었다. 실제 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참석자들의 웃음이 이어졌으며, 취재기자는 풀 기사에서 노 대통령 발언 뒤에 ‘하하’라고 명기해 ‘농담’이었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25일자 ‘청와대 브리핑’에서 ‘전후맥락 거두절미 꼼수 보도 되풀이’라는 제목으로 “발언의 전후 맥락에 대한 설명 없이 대통령의 가벼움을 부각시키기 위한 ‘꼼수 보도’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