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회 있으면 방송사 인수 고려"

홍석현 회장, 서강대 경제대학원 강의서 밝혀

박미영 기자  2003.07.09 00:00:00

기사프린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사진)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기회만 있으면 TV방송사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며 방송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강대 경제대학원 OLP(Opinion Leaders Program)과정에서 ‘언론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ONE-SOURCE MULTI-USE 즉, 하나의 소스로 여러 매체에 이용하는 시대”라며 “기회만 있으면 TV방송사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와 관련 “꼭 TBC를 되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YTN을 비롯한 다른 방송사와의 합작도 가능하다”며 “현재 방송 3사의 경우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또 “시대 변화는 아무리 거스르려 해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며 “신문과 방송의 겸영 허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 자본에 의해 한국 방송산업이 잠식되기 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빨리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 회장의 이같은 의중은 최근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서도 나타난 바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0일 ‘방송진입규제 이제는 없애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이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미디어 소유 제한을 완화했듯 방송진입규제 철폐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국내의 신문·방송·통신사의 겸업금지 조항도 철폐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일보는 이 사설에서 “MBC, KBS 2TV를 민영화함으로써 정체성의 혼란을 불식해야 한다”며 “당초 KBS 2TV는 중앙일보 소유의 동양방송이었으나 강제로 통폐합됐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홍 회장은 이날 강의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인터넷 조회 건수가 일반 기사의 경우 비슷하지만 스포츠 분야의 경우 중앙일보가 뒤지고 있다”며 “스포츠 콘텐츠 확보를 위해 현재 스포츠지 3곳과 교섭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그러나 “많은 돈을 들이는 창간은 맨 마지막 선택이 될 것”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콘텐츠 이용을 위한 제휴를 하는 것이고 인수는 그 다음 차선책”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홍 회장이 방송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OLP과정에는 현재 경제부 중심의 10년 이상 현직 언론인과 일반 기업체 사장 및 중견이상 간부 50여명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이날 홍 회장강의에는 30여명이 참석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