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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만 본다" 청와대 가판 재등장

"볼 수도, 안 볼 수도" 직원들 진땀만

박경철 기자  2003.07.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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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사라졌던 청와대 가판신문이 지난 4일부터 다시 등장했다.

이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기자들만 본다”는 조건으로 춘추관에만 배달되고 있다. 기자들은 그 동안 경쟁사의 기사를 인터넷이나 유선 혹은 팩스 등으로 받아보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가판은 중앙일간지 8개, 경제지 3개 등 모두 12개의 신문이 각각 1부씩 배달되며 구독료도 기자들이 거둔 회비에서 지출한다.

청와대 보도지원 비서관실은 “가판신문 구독은 기자들의 계속된 요청에 의해 실시되는 것”이라며 “청와대와는 전혀 무관하니 이에 대한 오해가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춘추관에 가판신문이 등장하자 청와대 직원들이 난감한 입장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언론과의 유착관계를 끊겠다”는 노 대통령의 언론개혁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가판신문 절독’이지만 춘추관을 출입하는 공무원들은 “눈에 들어오는 신문을 어떻게 외면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 아무리 기자들이 배달시킨 것이라지만 우연이라도 신문을 보게 된다면 이는 노 대통령의 의지를 거스르는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라 공무원들은 더욱 고민스런 입장이 된 상황이다. 박경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