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을 대안언론으로 키우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심에는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있다. 주축 세력은 조 교수가 글을 쓰고 있는 홈페이지(www.newqm.org)의 오프모임인 ‘품질마당 독자모임’이다.
조 교수는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주류언론을 비난하고 반대운동을 하지만 막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독립신문으로서 합리적 진보와 부드러운 개혁을 지향해온 경향신문을 대안으로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위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중동과 한겨레는 편향적이란 평가가 많다”며 “이를 뛰어넘는 제3의 뭔가가 필요하고 경향신문이 대안이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왜 한겨레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겨레가 지향하는 전통 진보는 한계가 있다”며 “소외계층의 세력화보다는 중산층 중심의 시민 세력이 한국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완벽한 대안은 아니지만 비교적 온건한 논조의 경향신문을 택한 것”이라며 “진보 세력 내부의 분열이 우려되지만 주류언론에 대한 개념을 바꾸기 위한 시도”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가 중심이 된 ‘희망경향’(가칭)은 경향신문 독자배가 운동을 추진하고, 지면 모니터 등 제작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희망경향’은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오는 19일 ‘대안언론 모색을 위한 워크샵’을 열고 경향신문이 대안언론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모은 뒤 발기인 모임을 열 예정이다. 이날 워크샵에는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고인돌 미래건설 이사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다.
이와 관련, 강기석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경향신문은 ‘설득하는 진보, 부드러운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수구에 억눌리고 급진세력에 휘둘리는 건전한 양심과 상식 있는 30∼40대 중산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며 “제작방향에 대해 일부에서 공감한 것 같아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