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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폭로와 여론재판 '악순환'

민언련 토론회 '과도한 정치화가 오보 원인' 지적도

조규장 기자  2003.07.30 13: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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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시티 금품 로비사건을 비롯한 대형비리사건 언론보도에서 무분별한 폭로와 음모론, 선정주의와 여론재판 등이 악순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지난 24일 마련한 ‘대형비리사건 관련보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언론의 과도한 정치화와 이에 따른 왜곡 보도의 심각성이 도마에 올랐다.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으로 본 언론보도의 문제’를 발제한 김동민 한일장신대 신방과 교수는 “굿모닝시티 사건과 관련 대부분의 신문에서 한탕주의식 무차별 폭로, 정치개혁 과제 외면, ‘음모론’ ‘파워게임’으로 몰아가는 흥미위주의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특히 여야 정치인 뿐만 아니라 공무원, 언론인 등도 혐의를 받고 있는데 유독 여권 정치인들에게만 보도가 집중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언론이 엄중한 수사와 정치권의 올바른 처신을 주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제도적 개선 방향과 여론을 조성하는 것 역시 주요한 임무”라며 “그러나 각 신문 사설을 살펴보면 모두 굿모닝시티와 관련해 민주당의 처신을 비판할 뿐 제도적 개선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용마 MBC 기자는 “월드컵휘장 로비도 결과적으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고 명예훼손 소송만 현재 68억원이다.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라며 “기자로서 참담하고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검찰기사의 경우 대개 소문이나 전언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는데 데스크의 채근 때문에 불확실한 내용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결국 언론사의 과도한 정치화가 근거 없는 의혹보도와 불균형을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택수 변호사는 비리의혹보도와 비리보도를 혼동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