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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 열흘만에 또 책 펴내

<노무현 죽이기>에 이어 <노무현 살리기> 출간

전관석 기자  2003.08.13 14: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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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의 신간 <노무현 죽이기>를 한참 읽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좀 바빠지게 생겼다. 출간된지 불과 열흘만에 속편 <노무현 살리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두 책은 정반대의 제목을 달고 두권으로 나뉘어서 세상에 나왔지만 관통하는 큰 흐름은 일치한다. 하지만 저자는 두 권의 책을 통해 노무현을 마냥 옹호하지만은 않는다. 다만 이렇게 강조한다. “노무현에 대해 비판과 옹호를 병행하자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노무현 비판에도 반대하고 그런 식의 옹호에도 반대한다”

저자는 한꺼번에 책 두권 분량의 글을 쓴 것에 입을 벌리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친다고 흉보는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 이건 내가 원치 않았던 역할이다. 지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소아병적 광기가 나를 강제로 끌어낸 것이다”

<…살리기>는 신문 특히 조중동의 칼럼 기사 사설에 대한 비평글을 엮은 <…죽이기>와 형태는 비슷하나 이슈별로 주제와 소재를 나눠 비판적 접근을 가한다. 물론 실명비판이다.

지난 7월 15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길 바랐지만, 잘하긴 틀렸다”는 발언을 대서특필한 조중동의 보도를 비판하며 “전직 대통령의 경험을 살려 나라에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하지 않을리 없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조중동은 김영삼의 그런 이야기를 보도해주지 않는다.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정치적 독설을 퍼부을때만 크게 보도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수구신문들이 집념을 갖고 저지르고 있는 ‘문성근 죽이기’와 ‘정연주 죽이기’, ‘KBS죽이기’가 조중동의 ‘3대 죽이기’”라고 규정하며 이는 모두 ‘노무현 죽이기’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한다. 강 교수는 “이 3대 죽이기가 노무현 죽이기의 일환으로 앞으로 계속될 것이 분명한 바 곧 속편을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자는 노무현 정권과 조중동 사이의 치열한 갈등을 완화시키는 나름의 해법은 언론이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조중동이 추구하는 저널리즘은 ‘갈등저널리즘’이다. 그것도 좋은 상술이긴 하나 수명이 짧거니와 노동력의 질을 저하시켜 궁극적으로 신문산업 전반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 저자는 “증오와 복수에 불타오르는 눈동자의 열기를 찬물로 식히고 차분하게생각해 보기 바란다. 조중동이 ‘노무현 죽이기’를 포기하면 노무현도 달라진다. 물어뜯으려고 으르렁대지만 말고 국익을 위해 만인이 동의할 수 있는 성격과 수준의 사회개혁을 위해 신문이 앞장서서 할 일은 없는지 그걸 고민해보자”고 주문한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