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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매일-스포츠서울 갈등 심화

경영진 선임 놓고 이견…대립양상 장기화 조짐

전관석 기자  2003.08.13 15: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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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가파른 갈등국면을 맞고 있다.

스포츠서울 경영진 선임을 둘러싸고 빚어진 양측의 갈등은 지난 99년 스포츠서울 분사 이후 최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사태는 지난 11일 촉발됐다. 채수삼 사장이 대한매일 최고경영자에 선출된 후 사표를 제출했던 변우형 사장과 임원진이 이사회를 긴급소집하고 사퇴의사를 번복한 것. 이들은 이 자리에서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던 임시주총도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변 사장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8일 채 사장이 새 이사진의 명단을 일방통보한 것에 대한 강한 반발로 풀이된다. “대주주의 임원이 바뀌면 자회사 임원의 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채 사장의 의견에 따라 사표를 제출했으나 경영능력에 따른 평가작업 없이 새 경영진이 발표된 것에 불만을 표출한 것. 스포츠서울은 이에 따라 지난 12일자 대한매일 2면에 ‘기준일 및 주주명부 폐쇄기간 설정 취소공고’를 냈다.

이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대한매일 측은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당초 대주주인 대한매일은 지난 8일 주총일정을 통보하고 12일에는 안건을 상정, 확정공고를 낼 예정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변 사장의 행동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로 유감”이라면서 “이후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는 결코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스포츠서울 입장에서는 ‘일상적 업무 유지’로 대한매일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사장공백상태’로 해석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변 사장의 결정에 대해 채 사장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매일은 변 사장과 이사들로 인해 주총개최가 계속 미뤄질 경우를 대비, 법적인 절차를 강구하고 있으며 대주주의 권한으로 주총을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양측간 대화도 단절된 상태.

한편 변 사장 측의 입장 역시 확고하다. 2001년 적자를 딛고 흑자전환을 이뤄냈으나 그 평가작업을 생략한채 단지 대주주 교체에 따른 ‘관행’의 명목으로 퇴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채 사장 선임이후 수차례 경영보고 건의를 올렸지만 새 경영자를 영입하려는 채 사장에 의해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변 사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발언을 해 노골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것으로 알려졌다.

뜻밖의 사태로 양측의 갈등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서울 한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으로는 법적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럴 경우 양측 모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고 그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감정적 대응보다 대화를 통한 유연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