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경영진 선임을 둘러싸고 빚어진 양측의 갈등은 지난 99년 스포츠서울 분사 이후 최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사태는 지난 11일 촉발됐다. 채수삼 사장이 대한매일 최고경영자에 선출된 후 사표를 제출했던 변우형 사장과 임원진이 이사회를 긴급소집하고 사퇴의사를 번복한 것. 이들은 이 자리에서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던 임시주총도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변 사장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8일 채 사장이 새 이사진의 명단을 일방통보한 것에 대한 강한 반발로 풀이된다. “대주주의 임원이 바뀌면 자회사 임원의 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채 사장의 의견에 따라 사표를 제출했으나 경영능력에 따른 평가작업 없이 새 경영진이 발표된 것에 불만을 표출한 것. 스포츠서울은 이에 따라 지난 12일자 대한매일 2면에 ‘기준일 및 주주명부 폐쇄기간 설정 취소공고’를 냈다.
이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대한매일 측은 크게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당초 대주주인 대한매일은 지난 8일 주총일정을 통보하고 12일에는 안건을 상정, 확정공고를 낼 예정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변 사장의 행동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로 유감”이라면서 “이후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는 결코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스포츠서울 입장에서는 ‘일상적 업무 유지’로 대한매일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사장공백상태’로 해석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변 사장의 결정에 대해 채 사장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매일은 변 사장과 이사들로 인해 주총개최가 계속 미뤄질 경우를 대비, 법적인 절차를 강구하고 있으며 대주주의 권한으로 주총을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양측간 대화도 단절된 상태.
한편 변 사장 측의 입장 역시 확고하다. 2001년 적자를 딛고 흑자전환을 이뤄냈으나 그 평가작업을 생략한채 단지 대주주 교체에 따른 ‘관행’의 명목으로 퇴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채 사장 선임이후 수차례 경영보고 건의를 올렸지만 새 경영자를 영입하려는 채 사장에 의해 기회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변 사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발언을 해 노골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것으로 알려졌다.
뜻밖의 사태로 양측의 갈등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서울 한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으로는 법적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럴 경우 양측 모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고 그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감정적 대응보다 대화를 통한 유연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