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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좀 바뀐 것 있습니까"

"언론문제 8할은 기자다"…민노당 '진보정치' 주장

전관석 기자  2003.08.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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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뭐 좀 바뀐 것 있습니까?”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는 지난 25일 발행된 145호 특집기사 ‘기자를 묻는다’를 통해 기자사회에 이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진보정치’는 “언론문제 8할은 기자다”라는 꼭지에서 ‘팩트’에 대한 왜곡은 현실에 둔감해지고 있는 기자들의 행태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사회부 몇 년 빼면 기자들은 대체로 각 출입처의 고위간부들을 상대한다. 이런 사람들 만나면서 의식이 ‘상호침투’되는데 문제는 침투가 일방적인 것이다. 그러다 한발 밀리고 한발 설득 당하고 나중에는 이 과정을 자신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거라고 자위하게 되는 것”이라는 한 일간지 간부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민주화가 기자들의 의식을 마비시킨 배경이라는 역설적 분석도 있다. “정치적 자유가 확대될수록 기자들은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분배의 문제가 민주화 이슈와 뒤섞여 있어 기자들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질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지만 민주화 성과를 범보수세력이 가져간 지금 분배문제는 성장 이슈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한 대학교수의 주장이 그것이다. 이 교수는 “기자들이 틈만 나면 ‘경쟁력’을 화두로 내세우는 게 그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정치’는 “‘말’지를 구해 오라”. “그런 경마잡지도 있어요?”라는 문답이 오간 한 언론사 사회부의 풍경을 전하며 지금의 언론현실을 씁쓸하게 짚고 있다.

다른 꼭지에서 ‘진보정치’는 지금의 언론이 10년 전과 비교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87년 이후 노동운동 진영이 정치사회적 중심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끊임없이 ‘노동’과 ‘진보’를 공격해온 언론 보도는 지금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근거로 지난 91년 대우조선, 94년 현대중공업, 98년 현대자동차, 지난 6월 철도파업을 관통하는 흐름은 공권력 투입 등의 강경대응 주문과 함께 노조 주장에 대한 매도였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더 소외된 노동자, 서민’들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거나 그들을 위한 대책을 호소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또 “연봉 6000만원과 휴일·휴가 166일은 결코 양립할 수 없고 또 1일 8시간 기준으로 휴일·휴가수는 34일로 계산돼야 함에도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1년에 절반 가까이 놀면서 연봉 6000만원이나 받아 챙긴다’는 식의 기사는 뿌리깊은 왜곡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