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전송방식 변경과 디지털 전환일정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KBS가 전송방식에 대한 비교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DTV 문제와 관련 지난 6월부터 특별대책반을 가동해온 KBS는 지난 20일 미국방식과 유럽방식에 대한 비교시험을 실시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관련 준비에 들어갔다. KBS는 곧 정통부에 비교시험을 위한 무선국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KBS DTV대책반 간사를 맡고 있는 최영민 정책기획팀 부장은 “비교시험 뿐만 아니라 산업·기술·정책 검토 등 4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해 디지털 전송방식에 대한 KBS의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라며 “비교시험은 정통부 허가를 기점으로 실제 테스트와 분석작업까지 7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KBS가 비교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디지털 방식 변경 및 전환일정 중단 요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전송방식 문제는 방송사 입장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방송위가 이제 더이상 디지털 전환일정 중단 요구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술인연합회, 방송노조협의회, 민주노총, 민언련 등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1일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갖고 디지털방송 일정 중단 및 전송방식 변경을 촉구했다. 이들은 “미국이 기존 방식을 대체할 새 전송방식을 완성했고 미국방송협회가 새 방식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기존 방식은 폐기처분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제반사항을 고려할 때 디지털 전환 정책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하며 방송위원회는 하루빨리 디지털 전환일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방송사노조협의회와 방송기술인연합회는 지난 19일부터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디지털 전환 일정 중단을 요구하는 무기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지난 25일부터 3일간 방송계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방송위원회 워크숍에 디지털 전환일정이 안건으로 포함돼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성대 방송위원장은 지난 21일 언론노조와의 면담에서 “디지털 일정중단 요구와 관련 9명 방송위원들의 의견을 물어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또 KBS가 추진하는 비교실험에 대해서는 “방송사시민단체 산업계 정통부 등 관련 기관과 단체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며 “참여 주체들이 시험결과를 모두 승복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이번 워크숍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