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오는 10월 27일 개편을 앞두고 메인뉴스 포맷 개선, 아이템 품질 향상, 인력운영 방안, 스포츠뉴스 통합 등 총체적인 뉴스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리포트 길이, 편집 방식, 앵커 시스템 등 현재의 뉴스 포맷이 주5일 근무제, 다매체 다채널 환경, 시청자 요구 등에 부합되는 바람직한 내용인지를 점검해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보도본부 국장단과 부장단이 토론회를 가졌고, 지난 2일에는 각 부서 차장급 수석데스크와 기자회 소속 일선 기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했다. MBC는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개선안을 마련, 이르면 10월 1일부터 달라진 ‘뉴스데스크’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MBC 보도국 한 관계자는 “메인뉴스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각론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며 “변화의 핵심은 평일과 주말 메인뉴스의 차별화, 2∼3분짜리 호흡이 긴 뉴스, 공급자 위주의 아이템 선정 탈피 등 뉴스 심층화”라고 설명했다.
MBC는 이에 앞서 뉴스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전문기자 리포트를 시작했다. 정치·경제·남북문제 등 3개 분야에 부장급 전문기자를 발령낸 MBC는 지난 1일 “뉴스보도의 심층화와 전문화를 위해 각 분야에서 풍부한 취재경험을 가진 기자들로 전문기자제를 도입했다”며 주5일제, 6자회담, 신당 갈등 문제 등 3꼭지의 ‘전문기자 리포트’를 선보였다.
전문기자제와 팀제 도입 등 조직 개편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KBS도 최근 보도본부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뉴스포맷 및 취재시스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F팀은 일단 내년 초에 전문기자제와 팀제를 시범 도입하고 이에 맞춰 달라진 뉴스 포맷을 선보인다는 대략적인 일정을 잡고 관련 작업에 돌입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1분20초짜리 틀에 박힌 리포트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2∼3분이나 5분짜리 집중 기획, 전문기자 리포트 등 다양한 형식을 도입해 뉴스의 심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KBS 보도본부 설문조사에서도 ‘기자출연, 해설, 인터뷰 단독편집 등 다양한 포맷을 혼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61.2%를 차지했다. 리포트 위주의 나열식 구성이 수십년째 지속되면서 △리포트 부담으로 인한 취재부실 △리포트 위주로 인한 단신뉴스 부족 등 뉴스 품질 저하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자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심층보도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가 최근 실시한 수용자조사에서 메인뉴스가 개발해야 할 대표 아이템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인 66.2%가 ‘현재 이슈 사안에 대한 심층보도’를 꼽았다.
그러나 문제는 리포트 길이를 늘리고 몇몇 간부들을 전문기자로 발령낸다고 해서 뉴스 심층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데 있다. KBS 한 기자는 “지난 2000년 KBS가 시도했던 ‘뉴스의눈’과 ‘대표리포트’는 부장급 기자들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하는 5분짜리 심층기획이었으나 1분20초 리포트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외면한데다 해당 기자들의 전문성까지 부족해 유야무야됐다”고 지적했다.
MBC 한 기자도 “조직 운영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은채 진행되는 표피적인 개선책은 결국 기자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며 “아울러 최소한 6개월이든 1년이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하게 밀어붙인다는 경영진과 간부들의 선언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