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보도가 형평성을 상실하고, 타사보다 단발성 사건·사고 기사량이 많아 뉴스의 연성화를 불러온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MBC 노사 공방협에서 노조 민실위는 지난달 6일 현대자동차 파업타결 보도와 관련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내용으로 형평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6꼭지 가운데 3꼭지를 ‘중소기업 타격’ ‘경영참여 반발’ ‘사측 대항권 강화’ 등 중소기업과 대기업 반응, 산업자원부 발표에 할애함으로써 한편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또 7월 21일부터 8월 22일까지 한달간 방송 3사 메인뉴스의 사건·사고 리포트 수를 비교한 결과 MBC가 119건으로 가장 많은 꼭지수를 기록해 뉴스 연성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동안 KBS 98건, SBS 101건이었으며 이는 정몽헌 회장 자살, 대구 열차사고, 농협 권총 강도 사건 등 굵직한 사건·사고는 제외한 결과다.
반면 북핵 관련 보도와 주5일 근무제 등 주요 현안의 경우에는 MBC가 타사보다 보도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한달 동안 북핵 관련 기사는 MBC 14건, KBS 25건, SBS 19건이었고, 주5일제 관련 보도에서도 MBC 14건, KBS 22건, SBS 19건으로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도국 일각에서는 “한달동안 MBC가 119건이고 KBS가 98건이면 하루 평균 0.7개 많은 셈인데 이것만으로 뉴스가 연성화됐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민실위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도국 일선 기자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보도국 한 기자는 “사건·사고 기사를 키우는 것은 단기적으로 시청률을 올리는 손쉬운 처방 가운데 하나다. 또 사건·사고 기사는 구조적인 본질에 천착하기보다 표피적인 전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뉴스 연성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사건·사고 기사에 대한 과부하와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현장 기자들의 현실과 볼멘소리에 간부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