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개최됐던 학술회의 ‘탈냉전시대 한국의 시민사회와 지식인’에 발표된 논문들을 수정·보완한 ‘한국의 언론정치와 지식권력’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가톨릭대 김만흠 교수와 김갑식, 김동춘 손혁재 홍일표 등 5명의 학자들이 각각 ‘한국의 언론정치와 지식인’, ‘햇볕정책과 지식인’, ‘지식사회와 지식권력’, ‘언론개혁과 지식인’, ‘신문에 그려진 한국시민운동의 일그러진 초상’등의 주제로 한국의 지식사회와 언론구조를 진단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 언론의 문제점과 개혁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김만흠 교수와 김갑식 교수는 언론개혁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 2001년 당시 신문의 기고자와 그 내용에 대한 성향분석을 통해 지식인들의 인식구조를 들여다본다.
김만흠 교수가 2001년 한해동안 경향 대한매일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등 7개 신문에 실린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쟁점에 대한 외부기고자의 칼럼 1661개를 대상으로 출신대학과 연령분포, 출신지별로 분석한 결과도 눈에 띈다. 조사결과 언론에 등장하는 외부기고자의 대다수가 교수집단(60.1%)이며 그중에서도 서울대·미국유학·영남출신이 가장 비중있는 집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만흠 교수는 결과를 분석하며 “한국사회의 지배구조가 바뀌기 위해서는 한국사회를 진단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이들 언론과 지식사회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햇볕정책에 대한 지식인들의 태도 및 경향을 분석한 김갑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2001년 한해동안 7개 신문에 실린 253개 칼럼을 분석한 결과 역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유학 경험이 있는 40대의 영남 출신 지식인’이 햇볕정책 분야와 관련해 중앙일간지에 가장 많은 글을 썼다는 추론을 내린다. 또한 유학여부 및 학위취득 국가별 성향도를 살펴본 결과 미국유학 경험이 있는 지식인의 글은 절충론(48%)이 가장 높고 강풍론(31%), 햇볕론(22%)순인 반면 국내에서 학위를 취득한 지식인의 글은 햇볕론(73%)이 단연 높고 절충론이 24%, 강풍론은 4%에 불과해 대조를 보인다. 또한 언론활동 지식인들이 햇볕정책에 대한 태도 및 경향을 일반대중과 비교할 때 이들 지식인들이 햇볕정책에 반대하는 경향이 일반대중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 교수는 “지식인의 연령 출신지역 출신대학 유학여부 등 개인적 배경이 햇볕정책의찬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햇볕정책 반대론자들은 이념적으로 통합된 견고한 집단인데 반해 지지자들은 이념적 지향이 느슨한 연대 수준의 집단”이라고 결론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