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기자협회가 이미경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북한의 교과서 7과목 9권을 분석한 결과 남북간 언어는 기존에 알려진 사이시옷, 두음법칙, 어미형태, 문장부호 등 맞춤법의 차이 이외에도 기본적인 의사전달이 힘들 정도였다. 이 같은 현상은 북한의 교과서중 국어 공산주의도덕 조선력사를 중심으로 조사한 어법상의 차이와 음악 화학 수학 지리 등 전문용어와 외래어 표기의 차이를 조사 결과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표준어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 눅다:값이 싸다, 번지다:거르다, 숙보다:깔보다, 의아쩍다:의심쩍다, 우정:일부러 등 많은 표현이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조사 결과 북한 교과서에는 체제의 특수성이 반영돼 있어 남북간 어문교류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으며 외래어를 어원에 따라 쓰는 경향이 강해 이로 인한 이질화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베레스트산을 주무랑마봉으로 적는 것이 단편적인 사례다. 또한 남한에서는 구어체라 해서 비표준으로 삼고 있는 말들 중 많은 표현이 북에서는 문화어로 사용되고 있었다.
한편 북한 교과서에는 남한에 없는 말이나 잘 안 쓰는 표현들 중 많은 고유어들이 쓰이고 있다. 분석팀은 이에 대해 “이들 중 대부분은 묻혀있는 우리말들”이라면서 “외래어에 밀려 나날이 위축돼 가는 남한의 우리말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의 실무작업을 담당한 홍성호 교열기자협회 남북어문교류위원장은 “남북한간 구체적인 어문교류협의회가 즉각 구성 가동돼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쌍방이 갖고 있는 언어의 장단점을 분석해 공유의 폭을 넓혀 가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