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전투부대 추가파병 요구에 대해 찬반 의견을 뚜렷이 밝히지 않았던 한국일보에 파병을 반대하는 편집국 부국장의 기명 칼럼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강병태 편집국 부국장은 지난 16일자 한국일보 오피니언면 ‘월드워치’에서 ‘이라크와 베트남은 다르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추가파병을 북한 핵문제, 주한미군 재배치와 연결짓는 데 대해 “미국이 이라크 때문에 한국 주둔을 포기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미군 재배치에 따른 미군 일부 감축을 막겠다고 더 큰 규모의 해외 파병을 감행하는 것이 안보 역량 유지책인지 의문”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문제는 40년 전처럼 미국의 전쟁에 동참하는 것이 모호하기 이를 데 없는 ‘국익’에 정말 도움될 것인가를 제대로 헤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론은 “석유를 노린 제국주의적 침략의 허울에 불과한 미국의 전쟁에 동참하는 것은 베트남 참전보다 훨씬 부도덕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렸다.
앞서 한국일보는 14일자 사설 ‘전투병 파병, 국론분열 없게’에서 “결국 선택은 노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며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명쾌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8일자 사설 ‘정무수석의 파병 반대론’에서도 유 수석의 신중하지 못한 태도를 지적했을 뿐 파병에 대한 찬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강병태 부국장은 “우리나라는 파병에 대해 논란이 가장 적은 나라”라며 “설사 정부가 파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갖더라도 언론은 파병문제에 대해 건강한 토론이 벌어질 수 있도록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개인적 소신을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