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빚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호남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보도했던 경향신문 기자가 지난달 29일 “발언이 거두절미된 채 특정부분만 부각됐다”며 자신의 보도가 광의적으로 봤을 때 ‘오보’라고 밝혔다.
박래용 경향신문 청와대 출입기자는 29일 자사 홈페이지 ‘언론딴지걸기’ 코너에 “‘호남 표심 창 싫어 나 찍었다’는 제하 기사를 맨 처음 쓴 기자”라고 본인을 소개한 뒤 “김경재 의원의 전언과 현장에 있었던 참석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런 말이 나온 것은 사실(…) 하지만 기사는 한 부분만을 떼어봄으로써 노 대통령의 진의를 다른 의미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진의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호남에 대해 의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기자는 A4 3장 분량의 이 글에서 취재경위를 상세히 밝힌 뒤 당시 노 대통령 발언을 재정리하면서 “일각에서 이를 끊임없이 쟁점화함으로써 호남 민심을 악화시키고 특정 목적하에 이를 악용하려는 의도마저 엿보이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5일자 4면 ‘“호남 표심 창 싫어 나 찍었다”/노대통령 발언 파문’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광주·전남지역 편집·보도국장들과의 오찬자리에서 호남사람들이 내가 예뻐서라기보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서 찍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 한국일보 등이 이를 같은날자 시내판에 보도하면서 논란은 확산됐었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참석자의 말을 인용, 경향 등의 보도 내용과 당시 상황이 달랐다고 전했으며, 명계남씨는 지난달 26일 경향신문 홈페이지에 ‘김지영 편집국장께’라는 글을 올려 “아무 배경 설명없이 보도된 대통령의 발언은 전혀 다른 뉘앙스로 전달되기 충분했다”고 경향신문을 비판했다. 박 기자의 글은 명씨 글의 답글 형식으로 실렸다.
이와 관련, 박래용 기자는 “기사가 나간 뒤 대통령 발언 전문을 보게 됐고 내 보도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려는 사람들이 보도를 이용해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