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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찾는 신문 만들겠다"

[인터뷰] 박진열 한국일보 신임 편집국장

박주선 기자  2003.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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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인원 지면제작도 버거워…구조조정 여건 안돼





지난해 2월 편집국을 떠난 뒤 1년 7개월여만에 신임 편집국장으로 돌아왔다. 전임 구조조정본부장 겸 경영전략실장으로서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은 그다. 지난달 29일 만난 박진열 한국일보 신임 편집국장은 최근 떠도는 구조조정설에 대해 “편집국은 허리띠를 꽉 졸라매 허리가 끊어지기 직전까지 갔다”며 일축했다. 대신 “한국일보를 정상의 신문 대열에 올려놓는 것에 인생승부를 걸겠다”고 자신했다. 78년 한국일보 입사. LA특파원, 사회부장, 사장실장, 편집국 부국장 등 역임.

-편집국 공백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편집국을 떠나있는 동안에도 기자라는 본분을 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편집국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자 하는 일은.

“한시바삐 기자들의 자존심을 회복해 주는 일이다. 한국일보에는 우수한 기자들이 많다. 이들의 역량을 잘 엮어 독자들이 찾는 신문, 품위있는 신문, 재미있는 신문을 만드는데 정열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일보를 정상의 신문 대열에 올려놓는 것에 인생승부를 걸겠다.”

-구조조정에 대한 소문이 많다. 실제 계획은.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에 구조조정 문제를 결부시키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편집국장으로서 소임을 충실히 하는 게 본령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편집국 인원으로는 현재와 같은 지면을 제작하기에도 허덕이는 실정이다. 허리띠를 졸라매 허리가 끊어지기 직전까지 간 것이다. 구조조정을 할 여건이 아니다.”

-보수, 진보로 분류되는 타 신문에 비해 한국일보의 지면 정체성은 불분명해 보인다. 한국일보의 편집방향에 대한 생각과 향후 편집노선에 대한 방침은.

“한국일보는 공정한 신문임을 자부한다. 사시에서도 천명했듯이 치우치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정한 신문을 지향할 것이다. 흔히 공정한 신문을 색깔 없는 신문으로 오해하는데 색깔이 있는 신문일수록 도그마에 빠져 편향된 시각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일정한 편집노선을 갖는 것과 신문의 공정성은 다른 문제 아닌가.

“신문이 지향점을 갖게 되면 사안을 바라볼 때 편향성을 가질 수 있다. 사실에 진지하게 접근해 공정한 사실 전달에 충실하겠다. 덧붙여 평소 생각을 밝히자면 ‘깨끗한 신문, 친절한 신문’을 만들고 싶다. 내용상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외적으로도 깨끗하며,독자들이 궁금하지 않도록 친절하게 설명하는 신문이다.”

이어 지면개편에 대해선 “독자가 바라는 지면이 어떤 것인가를 사전 조사한 뒤 결과를 바탕으로 할 것”, 인사 및 조직개편에 대해선 “연말 정기인사 때 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경영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전임 경영전략실장으로 한국일보의 경영사정을 어떻게 보는가.

“(채권은행단과 약속한) 증자대금 2차분 납입이 늦어져 사원들이 걱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지분투자한 미국의 공중파 TV방송국의 매각작업이 진행중이어서 이 돈이 들어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박 국장은 또 ‘경영위기설’에 대해 “최근 일부 부동산을 매각했고, 또 처분할 계획이어서 운영자금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답변하지 않았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