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가 한겨레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강 교수는 최근 발간된 인물과 사상 10월호 “한겨레를 위하여-‘사회자본’의 활용은 타락인가?”라는 글을 통해 “한겨레의 활로에 대해 당위나 원칙의 수준을 넘어선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우선 한겨레의 “엉거주춤한 태도”를 비판한다. 다양성으로 인한 갈등에 내외적으로 휘말리면서도 정면 대응하지 않고 사실상 모두 다 껴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런 태도는 현상 유지라고 하는 안전책으로선 무난할지 모르겠으나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이 문제는 한겨레가 성장전략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적정 부수’ 개념을 도입해 현 수준에 머물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풀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교수는 다수 대중의 신문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 기준이 달라진 현실에도 시선을 맞춘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공정성이나 도덕에 개의치 않으면서 실용과 쾌락이라는 잣대로 신문을 평가했다. 누가 더 힘이 센가 누가 더 비싼 경품을 주는가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류 추종성’과 ‘공짜 사랑 근성’도 한몫 거들었다”면서 “날이 갈수록 그게 한겨레에게 불리한 쪽으로 심화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현실론을 들이댔다.
강 교수는 이어 “한겨레는 ‘국민주 신문’이면서도 그 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면서 한겨레만의 장점을 활용하라고 고언한다. “‘신문장사’만 하지 말고 ‘사람장사’도 같이 하라”는 것이다. 한겨레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성장 전략에 연결시켜야 한다는 게 한겨레의 발전을 위한 강 교수 나름의 해법이다. 강 교수는 끝으로 “기자들이 정기적으로 한겨레의 발전전략과 관련된 열띤 토론을 벌이고, 발칙할 정도의 파격적인 방안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으며 정신자세라도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하면 좋겠다”면서 “어떤 방식이건 지금의 한겨레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과감한 실험정신”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