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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대화' 지방지 논조 엇갈려

초청사-비초청사 보도 판이…지면 할애량도 편차 커

박경철 기자  2003.10.01 13: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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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대담을 통해 국내정치 및 지역 현안의 여러 문제를 조망해 보는 ‘노무현 대통령과 지방 언론과의 대담’을 보도하는 각 지방신문의 보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담에 초청된 신문사는 ‘희망적’, 비초청사는 ‘비판적’ 논조로 양분돼 있는 것.

노 대통령은 지난 8월 19일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9월 17일에는 광주·전남, 24일은 부산·울산·경남의 지방언론과 정치 및 지역현안에 관한 대화를 가졌다. 그러나 대담내용을 전달하는 각 지방 신문사들의 보도는 행사 초청유무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초청사였던 매일신문은 1면 톱 제목으로 “北 U대회 참가 잘 풀릴 것”을 뽑고 소제목으로 “대구·경북 통합도 도울 터-DKIST 설립·섬유산업 적극지원”을 달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대담에 초청받지 못한 대구신문은 일체의 대담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광주·전남의 경우도 초청된 전남일보가 “광주 亞의 문화중심 육성 2조 투입-지방대 출신 인재할당제 내년부터 시행” 등의 내용을 긍정적으로 보도한 반면 초대받지 못한 신문사들은 “광주문화수도 멀고도 먼 길, 5천억 지방비 부담은 장밋빛 공약”(광주타임스), “광주 문화수도 재원이 열쇠, 시민·민자 1조원 조달 어려워”(전남매일), “문화수도 어느 세월에, 市 5천억 마련도 요원”(호남신문) 등 대부분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부산·울산·경남도 마찬가지. 초청된 신문사들은 “고속철 울산역 사실상 확정-국립대 이전도 정부지원약속”(경상일보), “盧 신당에 우호적 생각, APEC유치 부산이 상당히 좋은 여건”(부산일보), “盧 고속철 울산역 설치 당연” 등 예외 없이 희망적인 내용을 다룬 반면 비초청사인 경남도민일보는 “노대통령, 부산 경남 짝사랑 응답 못 받아 섭섭” 등으로 보도해 논조가 확연히 갈렸다.

또한 초청된 신문사들은 노대통령과의 합동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는데 지면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경상일보, 무등일보 등 일부 신문사는 인터뷰 내용전문을 실키도 하고 평균 3∼4개 면에 걸쳐 지면을 할애했다. 이에 반해 비초청사들은 1꼭지 정도의 종합기사로 처리했으며 울산매일의 경우는 3면에 2단 박스기사 처리로 마감하고, 대구신문은 단 한 줄의 보도도 하지 않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한 지방지 기자는 “기사의 취사선택이나논조의 방향은 신문사 고유의 권한이지만 이런 보도형태는 소아적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유치한 보도 관행”이라며 “자존심이나 기분에 따라 보도 논조가 서로 다르다면 이는 결국 지역민들에게 혼란만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대통령은 10월에는 대전·충남을 비롯해 11월은 강원, 12월은 제주와 인천·경기 지역언론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박경철 기자 p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