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지구촌에서 유달리 맥박이 불끈 치솟고 있는 동아시아권 저널리스트들이 가을날 한반도의 중심에 모였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중국 대만 몽골 일본 라오스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폴 베트남 기자협회를 비롯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언론 참관단을 포함한 14개국 대표들이 ‘동아시아 발전을 위한 언론의 역할’이란 주제로 지난 6일부터 한 주간 동안 한마당에 모여 기자포럼을 마련했다.
지구촌 20세기 이데올로기 대결의 최후 현장이자 민족 분단모순 해결을 향한 최대의 실험대에 놓인 한반도. 이곳에서 제1회 동아시아 기자포럼의 개최는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어느덧 한국경제의 최대 수출국은 수십 년 지속된 미국 위주에서 근린지역 중국으로 급변했다. 지구촌 산업계의 생산공장 역할로서 중국 경제의 출렁거리는 호흡은 거칠고 힘차다. 지근거리 비용절감의 전략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 입장에서 중국은 절대적인 영향력를 갖춘 국가이다. 일본 엔화가치의 급등락은 동아시아 경제의 핵심적인 변수다. 이러한 상호 의존성의 확대는 경제적 동반관계 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인들의 연대의식에도 거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 EU라는 거대한 경제 공동체로 거듭나면서 시장의 규모로 아시아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NAFTA는 남북 아메리카를 자원과 자본력의 결합으로 묶어 지역공동체 결사로 경제적 패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이해관계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인류 보편적 연대와 선린의 증대를 위해 고민하고 실마리를 찾고자 우리 동아시아 언론인은 한자리에 집결했다. 동아시아의 특수성과 발전도상의 숨결을 현장서 목도하는 언론인들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천착해보고자 대한민국 서울에 모여 문제의식의 물꼬를 트고 있는 것이다.
우리 동아시아 언론현장의 일꾼들은 이번 서울포럼에서 한반도에 있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전후 이라크의 안정적인 복구건설, 중국반환에 따른 홍콩의 연착륙, 중국본토와 대만의 양안 평화, 동아시아 각국이 직면한 미디어환경의 급변과 저널리스트의 사회 통합적 노력 등의 구체적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었다. 진지하게 진행된 각국 기자협회 대표자들의 허심탄회한 열변과 토론은 동아시아 기자포럼의 지속적인 계승이 절실함을역설적으로 시사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사회환경 감시의 사명을 띤 아시아 현직 언론인들이 소속국가에 한정된 보도와 비판을 뛰어넘어 동아시아 지역공동체 가능성을 탐구하고 결속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동기 마련을 큰 의미로 평가하고자한다. 또한 동아시아 언론 일꾼들은 21세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정부 권력과 고용 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당당히 맞서면서 자기표현의 언론 자유를 영원히 수호해야 할 책무로서 재확인하였다. 차기 동아시아 기자포럼에서도 첫 자리의 의미심장함이 계승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