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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현대 비자금' 심사위원 압도적 지지로 수상

15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심사평  2004.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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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성폭력…’ 문제점·대안 제시 등 다각적 취재 돋보여





신병식 SBS 해설위원



지난달 10일 마감된 제156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1편이 응모해 소위원회의 1차 예심을 거쳐 18편이 본심에 올랐다. 탈락한 작품 중에서도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의 외지 기고 파문’과 ‘대구 U대회 남북 충돌 사진’ 등 아까운 기사들이 적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파문이 큰 특종이나 대형 기획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고른 수준의 알찬 작품들이 출품됐다는 평이었다.

5편이 본심에 오른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현대 비자금 150억 외 수십억원이 정치권 유입 포착’이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자금을 받은 사람을 적시하지 않는 등 추정의 성격이 포함됐다는 반론이 있었지만 이후 권노갑 씨의 구속 등으로 사실이 확인된 점이 점수를 땄다. 탈락 작품 가운데 YTN의 ‘AIDS 혈액, 수혈과 의약품 제조에 사용’ 기사는 복지부가 3개월 단위로 감염 실태와 원인을 발표하는데다 외국에서는 이미 의약품 원료 사용이 인정되고 있다며 보건 전문기자인 심사의원이 이의를 제기했다. KBS의 ‘한총련 미군 장갑차 점거 시위’도 방송 화면 특종임은 분명하지만 한총련 관련 취재가 사전 제보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부산일보의 ‘성폭력 이대로는 안된다’는 여러차례 다뤄진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지의 한계를 극복하며 성폭력 사건 수사의 문제점과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등 다각적인 취재가 돋보여 수상했다. 동아일보의 ‘정치인 참회록’도 시리즈 초반에는 참신한 기획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후반부에서 일부 인터뷰 대상 정치인이 자기 변명에 치우치는 인상을 주어 일관된 기획 의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단독으로 본심에 오른 SBS의 뉴스추적 ‘거대한 블랙홀, 중국의 함정’편이 현지 취재와 국내의 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경계심을 심어주고 국내 산업공동화 우려에 대한 경종을 함께 울렸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샀다.

지역취재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 남구청 공유지 특혜 매각’이 본연의 토착비리 고발 기능을 충실히 살리면서 해당 공무원들의 구속까지 이끌어낸 점이 인정됐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경남신문의 ‘문화의 향기 시리즈 3-흔적’이 화려한 포장이나 무리한 기획을 시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역의 숨은 문화인들을 발굴해 정리한 노력이 돋보였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목포 MBC의 ‘충격보고 서해안 바닷모래’가 규사 채취 허가라는 새로운 수법을 위험을 무릅쓴 현장 취재로 고발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강릉 KBS의 ‘물의 반란, 태풍 루사 그 후 1년’은 복구작업에서 소홀히 하기 쉬운 생태환경 측면을 부각시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아깝게 탈락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매일신문의 ‘“나사풀린 철도” 대구 또 열차 참사’가 사고 직후 부상자 호송 등 긴박한 화면을 포착한 특종으로 과반수 심사위원의 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