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송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와 ‘미디어포커스’에 대해 동아일보가 “주류 신문을 흠집내기 위한 편파 방송”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지난 11일 ‘신문,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 편에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은 정치권력에서 신문권력으로 이동했다”며 신문이 권력화된 과정과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5·16 이전 우리 신문들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정론지 성격이 강했으나 박정희 정권의 언론통제가 강화되면서 국가의 통제체제에 철저하게 예속됐다”며 “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에 적극 협조한 신문 기업들에겐 각종 특혜가 주어지면서 급성장했고, 신문을 통제했던 정치권력이 사라진 이후에도 신문들은 스스로 권력으로 변신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대선 편파보도 △정부각료에 대한 신문의 사상검증 △일관성 없는 정부 비판 △정부 각료에 대한 부당한 청탁과 민원 등을 지적하며 “신문권력이 자신들의 막강한 힘을 사회적 공기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는데 써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동아일보는 지난 13일 ‘KBS 잇단 동아일보 흠집내기 편파방송’ 기사에서 “당시 민주화 과정에서의 신문의 역할을 무시한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87년 1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적극 보도해 6월 항쟁을 촉발시켰고 당시 전체 12개 지면 중 6개면을 할애해 국민의 슬픔과 분노를 대변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어 “5·6공 당시 공영방송의 편파·왜곡 보도 행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신문이 군사정권에 협조하면서 시장 독과점을 심화시켰다는 주장은 오히려 KBS 등 지상파 방송사에 더욱 적절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와 함께 같은날 방송된 KBS ‘미디어포커스’의 한꼭지였던 ‘누가 송두율을 미화했나’에 대해서도 “동아일보가 과거 송두율씨를 미화했다고 비난했으나 이는 KBS가 송씨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며 “동아일보가 2000년 송씨의 칼럼을 게재한 것은 남북 정상이 만나는 시기에 동아일보가 표방하는 중도 보수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지난14일 성명에서 “송 교수의 귀국으로 노동당 입당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동아일보를 포함한 언론들이 송 교수의 입국 문제와 학술대회 참석 사실을 보도해왔지만 별다른 문제제기를 받지 않았다”며 “KBS의 이념편향을 꼬투리 잡기에 앞서 자신의 과거 보도부터 돌아보라”고 촉구했다.
KBS 한 기자도 “자신들이 송 교수 칼럼을 게재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것은 외연 넓히기이고, KBS가 방송한 것은 왜곡·미화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아전인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