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 채수삼 사장이 ‘서울신문’으로의 제호변경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구체적인 시기까지 밝힘에 따라 이후 이를 위한 실무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더불어 이를 둘러싼 내부 논란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채 사장은 지난 13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매일 비전 2004’ 선포식에서 “내년 1월 1일을 기해 제호를 ‘서울신문’으로 변경하겠다”고 선언했다. 채 사장은 취임 후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제호변경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사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채 사장은 비전 선포식을 통한 자료와 이후 질의응답을 통해 △매일경제 대한일보 등 유사한 이름의 타 매체와의 혼돈 △‘서울’이라는 명칭활용을 통한 효과 증대 △이미지 개선 등을 이유로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채 사장은 이를 위해 가칭 제호변경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으며 제호변경 후 선데이서울의 명칭을 주말판으로 복간, 스포츠서울과 함께 통일된 미디어그룹의 위상을 갖추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러나 채 사장의 계획대로 제호변경작업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선포식 직후부터 내부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선포식이 있기 전인 지난 10일, 노보를 통해 “시장조사 등 충분한 점검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던 노조는 지난 13일 긴급성명을 내고 제호변경에 대한 채 사장의 입장을 경계하고 나섰다. 노조는 ‘졸속적인 제호변경 절대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회사의 미래에 중차대한 문제를 객관적 시장조사와 타당성 검토없이 시한까지 못박아 선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제호변경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반대로 잃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전문적인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4일 오후 긴급 집행부 회의를 소집, 사내 토론회 등 사원 전체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일정을 확정해 회사측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한매일은 전신인 서울신문의 이미지 재고 차원에서 지난 98년 10월 사명을 대한매일신보사로,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꾼지 5년만에 제호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한편 채 사장은 이날 제호변경 의지 이외에도 △편집국장 직선제 폐지 고려 △노조와 사주조합에 경영개선협의회 구성 제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효율적 업무시스템 구축 △스포츠서울과의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해 발언했으며 “매출을 극대화시켜 2004년을 경영정상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