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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화된 방송문화 이해 '첫발'

남북방송인 토론회

서정은 기자  2004.02.20 1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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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공동제작 등 방송교류 실무협의 추진





남북 방송인 200여명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남북 방송교류와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방송위원회와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4박5일 동안 평양에서 남북방송인 토론회와 남북 영상물 소개모임 등을 갖고 민족 화해와 협력을 위한 남북 방송인들의 역할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편성·제작, 방송언어, 방송기술 등 3개 분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방송프로그램의 공동제작과 상호편성,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인적교류 확대, 방송언어의 동질성 회복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이 모아졌다.

특히 영상물 소개모임에서는 남북간 방송프로그램의 교차 구매가 이뤄져 큰 관심을 모았다. 남북 방송인들이 서로의 방송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상담·구매할 수 있는 공식 창구가 처음으로 마련된 것. KBS MBC SBS EBS CJMedia 등 5개 방송사는 북측 프로그램 66편을 구매했고, 북측에서는 14편을 구입했다.

양측 방송위원회는 또 방송기술교류, 남북 방송용어집 공동 발간, 다큐멘터리·어린이 프로그램 공동제작 등 방송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세부 방안들을 추진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한 실무협의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또 내년 아테네 올림픽 때 남북공동선수단 구성이 성사되면 공동취재단을 구성하는데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토론회와 영상물 소개모임을 정례화하자는 남측의 제안에 대해 북측이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구체적인 합의문을 작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지만 남북방송 토론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보다 주제를 세분화해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양측이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대답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성유보 방송위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장은 “남북 방송인 200여명이 4박5일 동안 토론과 영상물 소개모임 등으로 만남을 가졌다는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이질화된 남북 방송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앞으로 방송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보다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