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대한 색깔공세에 이어 일부 신문과 한나라당이 EBS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문제 삼아 논란을 빚고 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지난 14일 ‘EBS마저 조선·동아 공격나서’ 기사에서 ‘미디어 바로보기’의 ‘뉴스 바로읽기-송두율 보도’편을 동아와 조선에 대한 편향적인 공격으로 규정했다. 이들 신문은 “EBS가 송두율씨 관련 조선과 동아의 기사를 ‘색깔론을 유포하는 마녀사냥식 보도’라고 비판했다”며 “EBS의 편파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또 지난 15일자 ‘만물상’에서 ‘EBS마저 코드방송 대열에 합류’ ‘KBS의 아류’ 등의 표현을 쓰면서 “수신료와 공공 예산으로 교육을 질을 높이자는 EBS의 설립정신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도 지난 14일 언론대책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송두율 교수를 다룬 프로그램과 관련, EBS 사장을 출석시켜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언련, PD연합회, 전국언론노조 EBS본부·KBS본부 등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조선과 동아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세력을 용공세력으로 몰아가려는 수구세력의 나쁜 습관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매체비평프로그램이 무작정 자신들을 공격한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프로그램을 볼 것”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의 한켠에는 EBS를 규정하는 ‘교육’개념에 대한 상이한 입장 차이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지난 17일 기사에서 ‘EBS 본연의 자세’ ‘EBS는 교육전문 공영방송’ 등을 언급하면서 EBS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EBS 한 관계자는 “보수언론은 ‘교육’의 개념을 협소하게 규정해 마치 학교교육에 대한 보완 역할만 하는 방송으로 EBS를 축소시키려 한다”며 “사안별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사회적 맥락과 분리된 교육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EBS 한 PD는 “‘교육을 위주로 하는’, ‘교육전문’이라는 말 자체가 ‘교육’ 개념에 대한 상이한 이해를 내포하고 있어 해석상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EBS를 ‘교육방송’이 아닌 ‘공영방송’으로 불러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 7월 고석만 사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한 가을 개편의 일환인 EBS 새 프로그램들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 바로보기’를 진행하는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EBS가 정체성을 강화하고 사회적인목소리를 내되 첨예한 문제에 대해서는 유연한 방식을 취하자는 게 기획 의도였다”며 “프로그램이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고 이제 자리잡아 가는 과정인데 일부 언론의 ‘흔들기’ 때문에 방송 제작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