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성 94%, 남성 52%"언론사내 성차별 있다"

언론재단, 전국 남녀기자 169명 설문

박주선 기자  2004.02.20 00:00:00

기사프린트

‘보직·부서배치’ 차별 1순위

‘결혼 후 업무능력 떨어진다’

여기자 평가 남성이 더 부정적





언론사내 성차별은 존재하는가. 이같은 물음에 대한 응답은 기자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재단이 지난 6∼7월 전국 신문 방송사 남녀 기자 169명(남 86, 여 83)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기자의 52.3%가 ‘언론사내 성차별이 행해지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여기자의 경우 94.0%가 ‘있다’고 답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보직, 부서배치’를 1순위로 꼽았으며, ‘채용, 승진’ ‘사주 및 고위 간부급과의 비공식 모임’ ‘해외 특파원 파견 등 경험 쌓기’등을 차례로 답했다.

그러나 성차별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남녀간 인식차를 보였다(1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5 매우 동의한다). ‘여성할당제 시행’(남 2.16, 여 3.07), ‘여성기자에 대한 경영진의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남 3.27, 여 4.31) 등에 대해서는 남기자가 여기자보다 부정적으로 답한 반면 ‘시간이 가면 자연 해결된다’는 항목에서는 남기자(3.53)가 여기자(2.80)보다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여성이 보다 적극적으로 조직생활을 해야한다’는 항목은 남녀 각각 3.87, 4.00으로 답해 상당히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내 적정 여성인력 비율에 대한 생각 역시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났다. 남기자의 경우 적정 비율을 ‘10∼20%’, ‘21∼30%’로 꼽은 응답자가 각각 35.4%씩으로 가장 많았으나 여기자는 ‘31∼40%’라는 응답이 45.8%로 가장 많았다. 특히 ‘41% 이상’을 적정비율로 꼽은 여기자는 36.1%에 달했으나 남기자는 5.1%에 그쳤다.

함께 일해본 여기자들의 조직생활에 대한 평가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은 여기자의 업무능력(3.43) 성실성(3.47) 독창성(3.31) 업무욕심(3.41) 등은 보통수준(3) 이상으로 평가했으나 추진력(2.89) 동료애(2.84) 협업(2.88) 등은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는 여성이 여기자에 대해 추진력(3.23) 동료애(3.42) 협업(3.51)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업무능력(3.84) 성실성(4.00) 독창성(3.74) 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과 대비된다. 반면 여기자의 ‘개인주의적 성향’(남 3.60, 여 3.55), ‘상사에 대한 복종’(남 3.13, 여 3.01)에 대해서는 남녀가 유사한 평가를 내렸다.

여기자와 함께 일한 뒤에는남녀 모두 ‘긍정적으로 변했다’(남 23.3% 여 28.6%)는 응답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남 17.5% 여 11.7%)보다 다소 많았다.

그밖에 남기자는 ‘여성 상급자 밑에서 일하고 싶다’는 항목에 대체로 부정적(2.46)이었으며, ‘결혼 후 여성의 업무능력이 떨어진다’(3.53)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1 전혀 그렇지 않다, 5 매우 그렇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 대해 여기자는 3.30, 2.43으로 각각 답해 남기자와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더 자세한 조사 결과는 언론재단이 최근 발간한 <미디어 조직과 성차별-여성언론인 주류화 방안>에 수록돼 있다.

박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