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지난 대선 이후 급부상한 온라인 선거를 선점하기 위한 각 언론사들의 경쟁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아직 선거가 5개월 남짓 남았지만 각 언론사들은 잇따라 출마예상 후보, 총선 관련 뉴스, 여론조사, 화제의 주자, 격전지 등 총선 관련 정보를 한자리에 모은 총선 사이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이트는 예상 출마자로 분류된 인사들이 전혀 출마의사가 없음을 밝히는 등 사실과 다른 정보가 올라와 있거나 여론조사의 객관성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는 등 잡음도 적지 않다.
현재 총선 사이트를 개설한 언론사는 조선, 동아, 연합뉴스. 중앙일보는 오는 10일경 오픈 계획이다. 이외에 국민일보 등 일부 신문사가 포털 사이트 및 언론사간 제휴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의 총선 관련 기획을 추진하는 등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2004! 총선 출마합니다’라는 이름으로 가장 먼저 총선 사이트를 선보인 조선일보는 화제의 주자 및 지역과 함께 ‘현역의원 심판한다’는 코너를 선보였다. ‘바꿔야 한다’ ‘바꿀 필요 없다’는 네티즌 여론조사를 통해 현역의원을 심판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 조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부분 재신임을 받은 반면 민주당과 우리당 소속 의원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바꿔야 한다’는 ‘심판’을 받아 조선일보 회원들의 성향에 따른 여론재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선일보에 이어 총선 사이트를 개설한 동아일보와 연합뉴스는 각각 ‘2004.4.15 17대 총선’, ‘바른선택 2004’라는 이름으로 총선 관련 뉴스와 예상 출마자들에 대한 정보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오는 10일경 ‘17총사(17대 총선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라는 이름으로 사이트를 개설하는 중앙일보는 각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을 조사해 공개하는 등 타 언론사 사이트와 차별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메일 서베이를 통해 송두율 해법, 이라크 파병, 농업 개방 등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예비 총선 후보들의 입장을 실명으로 공개함으로써 정책대결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 역시 출마 예상자가 서로 다르게 나와있거나 일부 후보들이 출마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특히 손석희 MBC 아니운서의 경우 본인이 “출마의사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정당으로부터 출마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동아, 조선, 중앙 등이 과천?의왕지역 출마 예상자로 분류해놓고 있고, 박영선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경우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연합뉴스와 중앙일보가 서울 용산 우리당 출마자로 분류했다.
이와 관련 이필재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팀장은 “각 언론사의 총선 사이트는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과 예비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이 될 것“이라며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