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DTV 비교시험 결과가 발표된 지 3년이 다 돼가지만 MBC 자료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MBC 비교시험 결과를 재검토 하겠다며 상세자료를 요구하고, MBC는 방식전환 검토를 전제하지 않는 한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당시 MBC 비교시험 추진협의회 대표를 맡았던 김광호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를 만나 당시 상황과 현재 DTV 전송방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들어봤다.
-정통부가 MBC 비교시험의 상세자료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통부에서 요구하는 상세자료란 MBC 비교시험 자료 중 이동수신관련 비디오테잎과 측정일지뿐이다. 그리고 이 자료 역시 이미 정통부에서 다 숙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미 다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MBC가 상세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통부가 방식전환 검토를 전제하지 않고 MBC 자료의 흠집만 찾아내려는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MBC 비교시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정통부가 아니라 중립적 기술전문가로 구성된 감리위원회였다”는 입장인데.
“시 감리위원회는 정통부 산하연구소, 대우 LG 삼성전자 등 미국식을 지지하는 단체로 구성됐다. 게다가 정통부가 만든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 감사를 맡았던 전자통신연구소 박재홍 연구원이 감리위 대표였다. 이런 상황에서 MBC 비교시험에 대한 감리위의 지적이 정통부 입장과 어떻게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나.”
-정통부는 유럽방식의 경우 이동수신과 고화질 구현이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MBC 비교시험결과 고정수신율과 전송률은 유럽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동수신의 경우 유럽식은 전송률을 낮춤으로써 가능하게 하는 방식인데 이 때 화질이 미국식 고정 수신에 비해 낮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의 화질차가 아닐뿐더러 최근 유럽식 이동수신의 화질이 점차 HD에 근접하고 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반면 미국식은 이동수신이 전혀 안되지 않나. 그런데 정통부는 마치 유럽식과 미국식을 이동수신과 고화질이라는 양자택일의 논리인 양 얘기한다.”
-DTV 전송방식 논란의 조기 종식을 위해서는.
“처음 논란이 된 3년전 만 해도 비교시험을 통해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더 복잡해졌고 정통부로서는돌이키기엔 너무나 많은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됐다. 더욱 아쉬운 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논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결과적으로 DTV 전송방식 문제가 방송과 통신간의 싸움인 양 확대됐다는 점이다. 한시라도 빨리 관련 단체들이 KBS 비교시험에 적극 참여하는 게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