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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 어떻게 되어가나

사업 추진 곳곳에 '암초'

서정은, 조규장 기자  2004.0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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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위성DMB 컨소시엄 구성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나 지상파 방송사들의 참여가 불확실하고 관련 법개정 등 정책적 준비도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사업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위성DMB는 현재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SK텔레콤과 컨소시엄 참여를 협상해왔던 KT도 별도의 유럽식 주파수를 획득하는 등 위성DMB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DMB를 준비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SK텔레콤 주도의 컨소시엄 참여에 대해 일단 지켜보겠다는 보류 입장을 보이면서 난항을 겪을 조짐이다. 최근 KT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위성DMB를 통해 가장 보고 싶은 콘텐츠는 지상파방송 프로그램(23%)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위성DMB가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SK텔레콤 컨소시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위성DMB가 먼저 도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쟁관계인 양 서비스가 동시에 출범한다고 해도 마케팅 능력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상파DMB가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방송사들의 판단이다.

DMB 시장이 어느정도 형성될 것인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동일한 이동수신 시장과 서비스 대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현재의 구도는 양 매체의 관계 설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리한 중복투자로 진행될 여지가 적지 않다. 또 지상파DMB를 준비하고 있는 방송사들이 위성DMB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면서 양 서비스의 콘텐츠 차별화 문제도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DMB 사업이 지상파 DTV 전송방식 논란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불씨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DTV 미국방식에 대해 이동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높아지자 정통부가 이를 보완할 수단으로 이동 멀티미디어서비스가 가능한 DMB를 등장시켰기 때문에 향후 DTV 방식이 유럽식으로 변경될 경우 DMB 사업의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DMB와 위성DMB가 유럽방식과 일본방식이라는 각기 다른 기술표준으로 콘텐츠 호환이 불가능해 시청자들이 하나의 단말기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낳고 있다.

이같이 DMB 도입과 관련 지상파DMB와 위성DMB와의 관계 설정, 사업자 선정 문제,법?제도 정비 문제, 기술표준 문제 등이 산적해있지만 실질적인 정책 방안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김평호 단국대 방송영상학부 교수는 “방송의 디지털 전환정책의 전반적인 밑그림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며 “일단 추진하고 보자는 공급 위주의 정책은 방송의 난개발만 초래할 뿐이다. 방송위 정통부 등 정책당국자와 관련사업자 방송계 학계 등 디지털 전환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 전환정책의 원칙과 목표, 방향부터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