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반기를 든 강태공 마냥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고리타분하게 낚는 취미라고는 더더욱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18박20일 동안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이탈리아와 독일, 미국의 지방언론육성 방안을 점검하고 지방신문의 오늘을 체감한 이번 취재의 뒷맛은 그리 개운치 만은 않다.
마치 신문은 한 물 간, 그래서 읽는가 읽지 않는가 여부에 따라 세대를 구분 짓는 경계가 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달고 왔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은 본성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되며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문시장을 위협하고 있었다.
프랑크프르트 알게마이네, USA투데이, 화이낸셜 타임즈 등 다국적 신문에게 가판 노른자위를 내준 이탈리아의 신문들. 그곳의 신문 발행인들은 마치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듯 전파매체에 빼앗긴 광고주들의‘돈 줄’을 아쉬워했고 인터넷 뉴스 서비스에 물음표를 달았다. 일부 신문사에서는 자사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유료화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했다.
인터넷 뉴스 서비스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사며 무료 독자를 양산하는 말 그대로‘제살 깎아먹기’를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오리건 주 최대의 신문인 더 오레고니언도 자사 신문을 읽는 독자들만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
신문사 관계자는 등 돌린 네티즌들이 잠재적으로나마 신문 독자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 하느냐는 질문에 “비관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포틀랜드 시내에 비치된 무인 자판대에서 일간 신문을 뽑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장년층임을 목격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 신문은 하루 24시간을 쪼개 사는 독자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단신 코너를 신설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도 랄리를 중심으로 발행되는 더 뉴스 앤 옵저버 역시 주중 독자가 감소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5년전부터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이 신문은 별도의 온라인부를 설치해 요일별 웹사이트 접속비율과 구독률의 상관관계 등을 분석했다.
이 신문의 한 기자는 신문시장의 위기설은 십 수 년 전에도 불거져 나온 만큼 일종의 기우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2003년 오프라인을 지키는 사람들은 변함없이 새롭고 유익한정보를얻어내기 위해 단내 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들의 열정은 신문이 아날로그 시대의 유물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리더로 평가받아 마땅함을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