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가 방송협회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언론노조 KBS?MBC 본부가 방송협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MBC 본부는 지난 3일 공동성명을 내고 “한나라당과 수구족벌신문의 공영방송 말살획책이 도를 넘어서고 있고 DTV 전송방식 논란 등 방송계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방송협회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다”며 “방송협회가 몇 달째 회장을 선임하지 못한채 표류하면서 방송협회가 기능정지의 식물상태가 됐다. 직접적인 원인은 KBS와 MBC 경영진들이 방송협회장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양사 사장과 경영진들은 방송협회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해 지금이라도 대승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며 “회장직 문제를 단시일 내에 결론짓지 못한다고 해도 일단 양사 사장들이 만나 DTV 전송방식과 외주정책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송협회는 그동안 이사들의 내부 호선으로 협회장을 선출하면서 역대로 KBS 사장을 추대하는 형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MBC 등 일부 회원사들이 KBS의 독점 구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민주적인 선출 방식을 요구하면서 KBS와 MBC 경영진 사이에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방송협회 한 관계자는 “MBC는 새로운 협회장 선출방식을 요구하면서 지금의 이사회 구도는 유지하자는 입장이고, KBS는 선출방식을 바꾸더라도 MBC 본사와 계열사 이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금의 이사회 구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사들 사이에서 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한번 만들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는 20~21일 방송협회 경영인세미나에 회원사 사장들이 참석하는 만큼 이때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