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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소감/지역취재보도

전주MBC /을지연습장 술판 벌인 경찰, 기자가 타자수일 수는 없다

정진오  2000.11.07 15: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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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트북으로 기사쓰는 기자”

저는 지금 노트북으로 수상 소감을 쓰고 있습니다. 기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다닌 지 만 3년 8개월째의 햇병아리(?) 기자지만 노트북은 어느덧 저에게 가장 친근하고, 아끼는-비싸니까?-재산목록 1호가 됐습니다.



2. “기자는 타자수인가?”

이젠 기사를 쓰는-치는?-속도도 제법 빨라졌습니다. 취재도 그렇게 빨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몇개월 전 전북경찰의 모 최고간부는 경찰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기자는 타자수와 다름없다’는 요지의 발언으로 ‘노트북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무척 놀라게 했습니다.



3. “경찰은 새참과 함께 술도 마신다?”

을지훈련을 성공리에 마치기 하루 전 전주북부경찰서의 을지훈련상황실에서 ‘통닭판’(?)이 벌어졌고, 그 자리에서 ‘물컵’에 ‘음료수’ 대신 ‘술’을 담아놓고 ‘새참’을 먹고 있는 일부 경찰의 모습이 전국에 보도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제사집에서도 술 한잔은 따라 놓는 법’이라는 법률(?)을 들어 당당하고 소신있게 ‘제사’를 방해한 혐의로 취재기자인 저를 고소했습니다. ‘공무집행방해’와 ‘건조물침입’ 혐의로.



4. ‘이달의 기자상’과 ‘타자수’

‘제사집에서도 술 한잔은 따라 놓는 법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는 저에게는 너무도 과분한 상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반문해봅니다. “나는 타자수인가?”



누구나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맞는 행동을 해야한다고 배웠습니다. 더욱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기자라는 짐이 너무도 무겁지만 자랑스럽습니다.





정진오 전주MBC 방송제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