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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조중동과 관계개선 나섰나

청와대 만참 한겨례 • 경향 불참 • • • "들러리 서기 싫다"

박미영 기자  2004.02.24 17: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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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사 보도·편집국장을 잇따라 초청,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청와대 만찬에 불참했다. 언론사 성향에 따른 분류에 대한 불만과 조선·동아·중앙일보와의 화해 제스처에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사내 여론 등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지난 11일 국민일보 대한매일 문화일보 편집국장과 함께 언론사 간부들과의 3번째 청와대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효순 한겨레 편집국장이 청와대에 불참 의사를 통보한 데 이어 김지영 경향신문 편집국장도 10일 저녁 부장단 회의에서 불참의사를 밝히고 이병완 홍보수석을 통해 불참 사실을 전달했다. 이들 국장은 불참 이유와 관련, 청와대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사내외의 부정적 여론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경향신문 편집국의 한 간부는 "언론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결국 조중동과 화해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자리에 들러리서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많았다"며 "언론사를 우호적, 비우호적으로 나눠 부른 것도 꺼림직 하다"고 전했다. 한겨레의 한 기자도 "한겨레는 정부에 우호적이라는 비판에 특히 민감한 데, 이같은 성향에 따라 분류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대한매일, 문화일보에서도 한때 이같은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참석'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만찬에는 국민, 문화, 대한매일과 함께 내일신문 편집국장이 추가로 참석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저녁 KBS, MBC, SBS, CBS, 연합뉴스 보도·편집국장을 만난 데 이어 5일 저녁 동아, 조선, 중앙, 세계,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만찬회동을 갖고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과 정부가 서로 존중하고 이해를 높이자" "국민에게 용기와 자신감, 희망을 주는 정부와 언론이 되는 데 서로 협력하자"며 유화적인 발언을 많이 해 앞으로 정부의 대언론 정책 기조가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병완 홍보수석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번 회동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불교방송과 평화방송은 이번 만찬에 종교방송 중 CBS만 초청되자 각각 4일 방송을 통해 '청와대가 종교편향을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