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BS-한나라, TV 수신료 놓고 홍보전 치열

서정은 기자  2004.02.24 17:22:23

기사프린트

KBS와 한나라당이 TV수신료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 수신료 문제를 이야기하겠다”는 전제는 같지만 한나라당은 “국민들이 강제통합징수를 거부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KBS는 “분리징수는 추가부담을 유발해 국민복지에 역행한다”며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5일 현행 수신료 통합징수를 비판하는 대형 현수막을 전국 지구당사에 내건데 이어 지난 7일에는 당보 호외판과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부착했다. 한나라당 홍보국 관계자는 “KBS가 일방적으로 수신료 문제를 보도해 한나라당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수신료 문제의 실체를 꾸준히 알리다보면 국민들도 KBS가 객관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KBS도 지난 4일부터 수신료의 쓰임새와 필요성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시리즈로 제작해 40초짜리 스팟으로 내보내고 있다. 또 수신료 문제를 Q&A로 엮은 홍보물과 수신료 징수제도를 다룬 소책자를 만들어 언론사 정치권 학계 및 국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KBS 노조는 ‘한나라당은 정략적 방송법 개악음모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본관과 신관 사옥에 내걸었다. KBS 홍보실 관계자는 “수신료와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올바르게 알리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신료 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룬 자료집도 만들어 각계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S는 또 한나라당이 지난 7일 당보 호외판을 통해 수신료 통합징수의 불합리성, KBS의 정치적 편향성, KBS의 한나라 때리기 등이 심각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보도자료를 통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당보에서 “공영방송을 하는 선진국가 어디에도 수신료를 전기료와 통합징수하는 나라는 없다”며 “국민들이 수신료와 유선방송 등의 시청료를 이중으로 납부하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측은 같은날 반박자료를 통해 “수신료 징수방법은 각 나라의 문화적 환경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전기료와 통합징수를 하는 곳은 그리스와 터키가 있다”고 밝혔다. KBS는 또 “한나라당은 의도적으로 유선방송 시청료와 수신료를 동일시하고 있다”며 “수신료는 TV를 소지한 자의 특별부담금이고 유선방송 시청료는 유선방송사업자와 개별 계약을 맺고 지불하는 일종의 사용료”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KBS가 수신료 관련 보도만 일주일에 수십건을 보도하면서 자사 이익을 위해 공중파를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도 KBS는 “수신료 관련 보도는 모두 7건이었으며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수신료 관련 보도를 ‘자사 이익을 위한 전파낭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언론사로서의 사명을 버리라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

한편 KBS를 비롯해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한나라당의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법 개정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일 “수신료 관련 분리징수 법안이 통과하도록 당론과 당력을 모아 추진하겠다”며 “국민들의 편의를 위한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오는 18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