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5일자 경제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월마트 다시 한국공략하나-여주에 5만7000여평 물류센터 부지 매입’이라는 기사가 눈에 띈 것은 지난 8월 동아일보 기사 때문이었다.
당시 1면 머릿기사로 실렸던 ‘월마트 한국투자 재검토…경기침제-노사갈등-북핵고려’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는 월마트가 투자계획 재검토에 착수했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가 ‘노사갈등’이고, 이에 따라 경기 여주군에 착공할 계획이던 6만 여평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 착공이 어려울 전망이라는 내용이다. 당시 경제신문에서조차 거의 실리지 않았던 내용이 종합일간지의 경제섹션도 아닌, 1면 머릿기사를 장식할 수 있었던 것은 ‘노사분규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된 편집’이었다고 보여진다. 동아일보는 이후 ‘외국기업 왜 한국을 버리나’ 등의 사설을 통해 “지금이라도 외국기업을 잡으려면 강성 노조의 변신이 절실하다”고 그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자 문화일보 기사에 따르면 월마트는 최근 경기도 여주군에 5만7000평 규모의 물류센터 부지 매입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추가로 6만평에 대한 매입 우선권을 확보하는 등 물류센터 건축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결국 동아일보는 불분명한 사실을 무리하게 1면 머릿기사로 올리고 ‘경제위기의 주범은 노동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한 몫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렇게 고립된 노동자들은 잇따라 죽음을 선택하고 있다.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에 절망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이지만 노동자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사회적 현안에 언론이 무관심했던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9일 노동자대회에서는 이같은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분노로 표출됐다. 각목과 화염병이 등장했고, 노동자와 경찰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언론은 이번에도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빼고 ‘화염병’과 ‘각목’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앞으로 언론은 노동자들에게 또 어떤 색깔을 덧씌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