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반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뉴스의 뒷 얘기를 가감없이 담은 ‘노컷뉴스’가 뜨고 있다. 기존의 뉴스보도와는 달리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치지 않은 동영상과 기사들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지난 4월 시작한 YTN의 ‘돌발영상’은 이른바 ‘노컷’형식의 첫 시도다.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사라졌던 취재 뒷 얘기들을 보도함으로써 정형화된 뉴스의 틀을 깼다는 평을 받아 온 ‘돌발영상’은 일반 시청자들은 물론 일선 기자들에게까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8월 선보인 CBS의 인터넷 ‘노컷뉴스’와 11월 MBC imnews의 ‘노컷’, 그리고 오마이뉴스의 ‘노컷여의도’에 이르기까지 ‘노컷뉴스’ 등장이 줄을 잇고 있다. KBS 9시 뉴스도 뉴스현장에서 포착된 영상과 음향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취재에서 지난 15일부터 ‘현장포착’ 코너를 신설했다.
노컷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속이 시원하다”, “재미있다”, “충격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 언론사의 노컷뉴스가 단시일만에 수천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리플도 상당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반응이 높다. CBS의 경우 노컷뉴스를 시작한 이후로 방문자 수가 2만명 가량 늘었고 가입자도 크게 증가했다.
‘노컷’의 반향은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치인과 재계에까지 미치고 있다. 정치인들의 경우 자신들의 모습이 다뤄진다는 점에서 즐겨보고 있고, 최근 검찰이 대선자금 수사를 진행하면서 기업들도 ‘노컷’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치인들로부터 기사를 빼달라는 요구가 종종 있으나 ‘노컷’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언론사가 수락한 적은 없다는 후문.
노컷뉴스가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기존 뉴스가 시간제약 등으로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들을 풀 텍스트로 보여준다는 점 △게이트 키핑과정 없이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긴다는 점 △현장감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는 점 △뉴스는 딱딱하다는 틀을 깨고 과감한 풍자를 시도한다는 점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MBC imnews 이문노 부장은 “시간 제약이 있는 지상파의 단편적인 뉴스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정보가 차단되고 왜곡되는 느낌을 받아왔던 것 같다”며 “노컷은 가감없이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뉴스의 전후맥락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노컷뉴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각 언론사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노컷여의도’를 정치관련 사안으로 한정,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정감시활동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CBS는 라디오전문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 실시간 풀 서비스라는 신속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민경중 CBS 인터넷뉴스본부장은 “TV는 편집 등 시간이 필요하지만 라디오는 녹음된 내용을 노트북으로 바로 옮길 수 있어 속도 전략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 앞서 생방송 스튜디오를 만들고 ‘노컷TV’와 ‘노컷라디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노컷뉴스’가 과열경쟁 등으로 자칫 선정주의나 흥미위주의 가십성 보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노컷뉴스를 제작하고 있는 한 기자는 “시민들의 반향이 너무 좋다 보니 연예인 문제와 같은 센세이셔널리즘의 유혹을 많이 받는다”며 “과열경쟁으로 인해 재미만을 추구하다가 자칫 관련자 명예훼손의 문제 등을 간과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