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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재송신 갈등 확산

서정은 기자  2004.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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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협-스카이라이프 권역별 재송신 의견 접근에

케이블SO협의회 '지역지상파 송출 중단' 결의

방송위“포괄적 기준 만들어 일괄 처리”











지상파 재송신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방송?위성방송?케이블방송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

지역방송 보호를 이유로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수도권 동시재전송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던 지역방송협의회는 지난 8월부터 스카이라이프와 4차례의 협상을 통해 ‘권역별 재송신’ 방안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시청자들만 해당 지역방송을 볼 수 있도록 수신제한시스템을 활용하고, MBC 지역MBC SBS 지역민방을 권역별로 재전송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방송사 입장에서는 지역방송을 보호하면서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는 이점이 있고, 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 확보라는 실질적인 수익증대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케이블TV SO협의회가 “양측이 권역별 재송신에 합의할 경우 케이블을 통한 해당 지역 지상파방송 송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결의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케이블TV SO협의회의 송출 중단 결의가 나온 이후 스카이라이프와 지역방송협의회측은 지난 12일 예정됐던 5차 협상을 연기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위성방송과 유료시장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케이블TV SO측은 이시재전송 외엔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 한 관계자는 “위성방송이 지상파를 동시 재전송할 경우 SO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이시재전송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그러나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을 경쟁자인 위성방송만 내보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요구”라며 반발하고 있다. “케이블TV는 신규사업자의 발목잡기를 통한 사업 유지보다는 디지털 전환과 공정거래 질서 확립 등을 통해 유료방송시장 정상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방송협의회는 지난 18일 방송위원회에 권역별 재송신 관련 질의서를 보내고 방송위가 관련 대책과 지역방송 발전을 위한 정책적 입장 표명이 있을 때까지 스카이라이프와의 협상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방송협의회는 △SO의 지역지상파방송 송출 중단 등 방송권역 파괴에 대한 대책 △권역별 재송신이 될 경우 지역방송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권역별 수신제한 협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카이라이프에 취할 조치 등 5개항을 방송위에 질의했다.

방송위는 현재 KBS2 MBC SBS 지역방송 등 30여개 방송채널의 재송신 문제와 관련 포괄적인 기준을 만들어 일괄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 방송권역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재송신 약정을 맺어 승인을 요청하면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송위 한 관계자는 “권역별 재송신이 지역방송을 보호하고 지역성과 지역문화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방송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매몰되지 말고 가입자와 시청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극대화하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